수니파와 시아파의 뿌리깊은 갈등…1400여년 前 무함마드 후계자 놓고 갈라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갈등은 곧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이기도 하다. 같은 이슬람교지만 사우디는 수니파, 이란은 시아파 맹주를 자처하면서 충돌하고 있다.

수니파와 시아파 갈등의 유래는 1400여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632년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가 사망한 뒤 후계자 칼리프를 누구로 볼 것이냐 하는 문제로 두 종파가 갈라졌다. 수니파는 코란의 절차에 따라 무슬림공동체(움마) 합의에 의한 계승자가 후계자라고 주장한 반면 시아파는 무함마드의 사촌이자 사위인 알리 이븐 아비 탈리브를 후계자로 인정했다. 혈통을 통해 움마의 지도력이 유지될 수 있다는 근거에서였다. 갈등을 겪던 수니파와 시아파는 680년 칼리프직을 놓고 정면충돌한 카르발라 전투를 계기로 완전히 갈라섰다.

사우디와 이란은 이번 국교 단절 이전에도 1987년 3년간의 국교 단절 시기가 있었다. 당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사우디의 건국이념인 보수적 수니사상 ‘와하비즘’을 이단이라고 비난한 것이 직접적 발단이 돼 사우디가 국교 단절을 선언했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때 사우디가 같은 수니파인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부를 지원한 데다 1987년 7월 사우디 메카 성지순례에서 이란 순례자들과 사우디 경찰이 충돌하면서 쌓인 감정도 작용했다. 양국은 1991년 외교관계가 복원됐지만 중동의 패권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 이어져왔다.

현재 세계 무슬림 가운데 85%가 수니파, 나머지 15%는 시아파다. 사우디를 비롯해 터키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이 수니파 국가다. 급진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도 수니파로 분류된다. 시아파에는 이란과 이라크, 레바논의 무장조직 헤즈볼라 등이 속해 있다. 시리아는 수니파 주민이 다수지만 시아파 정부가 권력을 쥐면서 내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