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일본 펀드 주목…닛케이 13~15% 오를 것"
지난해 일본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2.03%였다. 해외주식형 펀드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냈다. 유럽펀드도 11.03%의 수익률로 일본펀드의 뒤를 이었다. 올해도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주식에 관심을 두라는 게 증권업계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배정현 스팍스자산운용 전무(사진)도 이 같은 시각을 지지하고 있다. 배 전무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엔 지속적인 양적 완화 정책을 펼친 일본, 유럽 증시가 신흥국 증시에 비해 우세였다”며 “올해도 두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가 양호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일본 증시의 상승 추세가 지속될까.

“지난해 연말 종가로 1만9000선인 닛케이225지수는 올해 2만2000~2만3000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본다. 올해도 13~15% 상승률을 기대한다. 지난해 일본 증시에 상장한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은 전년 대비 10~15%로 추정된다. 올해도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 가운데 엔저 효과를 제거하더라도 7~10%가량 늘어날 것이란 게 전문가의 전망이다. 겨우 1%대 수준인 일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비교해 일본 기업들의 성장세는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스팍스본재팬펀드’가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거둔 비결은.

“지난해 일본 닛케이225지수 상승률을 7%포인트가량 웃돌았다. 개별 기업을 선별 투자하는 방식이어서 지수 움직임에 비해 초과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편입종목도 시가총액에 관계없이 동일 비중으로만 담는다. 중소형주 전략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결과적으로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편이 됐다. 국내 증시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주로 중소형주의 실적 성장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음식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포장업체, 1인 가구 주택을 짓는 건설업체, 주차장 업체 등 내수업종이 펀드 성과에 크게 기여했다.”

▶일본에서 주목받는 내수주 구성이 국내와 많이 다른 것 같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틈새시장에서 독점하는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다이와하우스는 1인가구 주택을 공급하는 건설업체다. 화장실에 헬스케어 관련 장치들을 장착하는 등 차별화를 꾀한다. 또 자회사 사이버다인은 뇌파를 감지해 보행을 도와주는 로봇을 제조하는 기업으로 미래 성장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일본 증시의 관전 포인트는.

“올해는 엔저 효과를 제거하고 실제로 실적 개선이 얼마나 나타날지 확인해야 하는 시기다. 올 1분기 실적부터 유심히 봐야 한다. 국내 증시에선 소형주의 3분의 1가량이 적자기업이었지만 일본에선 소형주 90% 이상이 흑자 기업이다. 이미 지난 20년 이상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기업들이 비용구조를 바꾼 덕분에 전반적으로 기업의 손익분기점이 낮아졌다. 따라서 엔저효과가 없더라도 실적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분기마다 이를 확인하면서 시장이 움직이게 될 것이다.”

▶일본 증시에 대한 우려요인은 없나.

“250%에 달하는 국가부채비율은 추가 양적 완화를 주춤하게 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기업 부채나 가계부채가 상대적으로 적어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또 기업들의 이익 성장과 소비세 인상이 이 같은 우려를 상쇄할 수 있다.”

▶유망 업종은.

“올해 여행산업이 주목받을 것이다. 지난해 국내에 메르스가 강타하면서 관광객이 크게 늘지 못했지만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은 100% 증가했다. 특히 중국 관광객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일본 여행산업 규모는 아직 GDP의 1% 수준으로 미미하다.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2%까지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있다. 수치상으로 작아 보이지만 실제 중국 관광객이 일본에서 얼마만큼의 현금을 쓰고 갈지는 추정이 불가능하다. 일본 제품은 양질이란 인식이 커 재구매율도 높기 때문에 관광객 소비와 관련 기업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펀드에 관심이 많지 않다.

“저성장, 저금리 국면에서 올해도 국내 증시에선 투자 기회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내 해외상품 비중이 상당이 높은 이유다. 이제 국내펀드만으로 수익을 내는 데 한계가 있어 초과수익을 내거나 위험을 분산시키는 관점에서도 해외펀드로 관심을 높여야 할 시점이다. 대표지수를 따라 움직이는 인덱스펀드는 해당 국가 증시에 대한 전망이 들어맞으면 쉽게 수익을 얻어갈 수 있지만 반대인 경우 고스란히 손실로 이어진다. 하지만 매니저가 종목을 선별투자하는 액티브펀드는 지수가 생각만큼 안 올라도 초과수익을 낼 수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