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 2016] 유럽, 유로화 약세·저유가 호재…낙관론 '고개'
유럽 경제는 아직 불안 요인이 많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 3일 예금금리를 연 -0.3%로 0.1%포인트 인하하고, 올해 9월로 예정된 양적 완화 종료시기를 반년 더 연장하는 등의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배경이다.

하지만 2016년에는 비교적 안정세를 찾게 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더 이상 경기 후퇴나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필요가 없어졌고,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의 시한폭탄’이었던 그리스 재정위기도 진정됐다는 이유에서다.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올해는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이 8년 만에 처음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까지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며 “경기 회복세가 강화될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도 낙관론을 접할 수 있다. EU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1.9%)보다 높은 2%로 예상했다. 실업률도 지난해 9.5%에서 0.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경제를 옥죄왔던 물가 하락세도 호전될 전망이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0%에서 1.1%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유럽 경제는 마이너스 이자율 도입과 양적 완화에 따른 유로화 약세 등이 성장의 발판이 되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소비 여력도 커졌다. 네덜란드계 은행인 ABN암로의 닉 코니스 미시금융시장리서치부문 대표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으로 유로화 약세가 이뤄지면 수입 가격이 높아져 물가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며 “유로화 가치 하락은 수출 증가에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변수는 EU의 경기 부양책 중단 여부다.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기대하며 ‘진통제’를 끊으면 다시 ‘병상’에 누워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게 유럽 경제계의 우려다.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생산의 약 30%를 담당하고 있는 독일은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며 “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는 유럽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