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플라티니 자격정지 결정에 실망"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8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이 21일 "나와 FIFA를 위해 싸우겠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블라터 회장은 이날 FIFA 윤리위원회의 결정이 나온 후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왜 8년 자격 징계를 받아야 하는가"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가디언 등 외신이 전했다.

블라터는 FIFA 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던 2011년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에게 아무 법적 근거 없이 200만 스위스프랑(약 24억원)을 줬다.

이에 대해 블라터와 플라티니는 1998~2002년 플라티니가 FIFA 기술고문으로 일했던 임금을 2011년에 주고받은 것이며 구두계약에 따랐다고 주장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블라터는 FIFA 내부의 항소절차뿐 아니라 외부 심판기관인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스위스 국내법정 등에서 법적 싸움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블라터는 "자신과 플라티니에게 '거짓말쟁이'라는 오명이 덧씌워졌지만 그건 진실이 아니다"면서 "내가 41년간 온 힘을 바쳐 일한 FIFA를 위해 '샌드백'이 된 데 대해 유감이다"고 말했다.

또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묻자 "윤리위가 증거에 반한 결정을 내린 게 부끄럽다"면서 "FIFA윤리위로부터 배신당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DPA는 블라터가 "(차기 FIFA회장 선거가 열리는 2월 26일 총회 전까지 윤리위 결정을 뒤집을) 시간이 있다"면서 "총회에 참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고 전했다.

블라터는 과거 인터뷰에서 자신이 '미국이 2022년 월드컵을 개최했다면 FIFA 부패스캔들이 불거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데 대해서는 "이번 윤리위 결정이 미국과 관련있는 건 아니라 본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날 블라터가 오른쪽 눈 밑에 커다란 반창고를 붙인 채 기자회견장에 나온 데 대해 가디언 등 현지언론은 '점을 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UEFA는 플라티니에게 내려진 자격정지 8년 결정에 대해 성명을 내고 "매우 실망했다"면서 "항소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UEFA는 플라티니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합당한 절차와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bschar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