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설비투자가 양적으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용면에서 성장효과를 이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 3%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매년 5%대의 설비투자 확충이 필요하지만 최근 여건을 감안할 때 적정 증가율을 계속 달성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14일 한민 한국은행 조사국 동향분석팀 과장은 "그동안 국내 설비투자는 통상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실문부문의 성장을 이끌었지만 최근에는 실물부문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축소됐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0년(22.0% 증가) 2011년(4.7% 증가)에 회복 확대된 국내 설비투자는 2012년(0.1% 증가)과 2013년(0.8% 감소) 조정 부진과정을 거쳤다. 지난해(5.8% 증가)와 올해(5.7% 증가 예상) 회복중이다. 내년에도 4.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자본생산성의 하락과 수입의존도 상승으로 인한 국내수요 유발효과 제약때문에 경제성장세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했다는 진단이다.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기업이 보수적인 투자행태를 보임에 따라 과거 경기에 선행하던 설비투자가 경기에 동행하거나 후행하는 모습으로 변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민 과장은 "앞으로 설비투자가 우리 경제의 내수기반 강화와 성장잠재력 확충에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성장 투자간 선순환을 강화하고 미래 투자영역을 발굴하는 등 투자여건 개선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명수 한경닷컴 증권금융 전문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