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이종걸 원내대표(왼쪽)와 최재천 정책위원회 의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종걸 원내대표(왼쪽)와 최재천 정책위원회 의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연합뉴스
지도체제를 둘러싼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 사태가 ‘공동비상대책위원회’라는 새로운 돌파구 마련으로 숨 고르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야당 수도권 의원들은 10일 문재인 대표를 만나 9일 발표한 ‘문·안(문재인·안철수) 공동 책임의 비상지도체제’ 중재안을 전달했다. 이 중재안은 문 대표가 사퇴하고 안 전 대표가 탈당하지 않는 대신 두 사람이 공동비대위원장으로 참여해 실질적인 비대위 구성권을 행사하고 최고위원회의 권한을 비대위에 넘기는 내용이다. 새정치연합 수도권 의원 64명 중 40명이 중재안에 서명했다.

박홍근 의원은 “대부분 수도권 지역구 의원의 뜻을 모은 내용”이라며 “안 전 대표에게 연락을 요청했고 언제든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표도 “안 전 대표와 협력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한다”며 “당 변화와 내년 총선 승리, 또 정권 교체를 위해 꼭 필요한 분이기에 안 전 대표가 우리 당을 나간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는 우리 당을 만든 분이기에 함께하면 좋겠다”며 “안 전 대표와 소통이 되는 분들과 함께 의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재안이 지도부 구성권을 두 사람에게 넘기는 형태여서 안 전 대표가 ‘탈당’ 대신 이 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지난 8일 문 대표는 구속수감 중인 한명숙 전 대표에게 탈당해줄 것을 요청했고 한 전 대표는 수용했다. 또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던 차성수 서울 금천구청장과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 등 자신의 측근들을 따로 만나 불출마 약속을 받는 등 안 전 대표 마음 돌리기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오영식·주승용 최고위원의 사퇴와 이종걸 원내대표의 최고위원회의 불참 선언에 이어 최재천 정책위원회 의장이 당직 사퇴 의사를 밝히며 지도부 마비 사태를 예고하고 있다. 최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당의 분열과 혼돈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며 “책임 의식과 정치적 결단에 대한 강력한 재촉의 의미로 정책위 의장직을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