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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M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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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희수 논설위원 mhs@hankyung.com
    [천자칼럼] MAMA
    엊그제 제52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선 화장품업체들이 단연 돋보였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금탑산업훈장, 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업체인 코스맥스의 이경수 회장은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아모레는 올해 수출이 2억달러를 넘고, 코스맥스는 ODM 부문에서 내년엔 1위에 오를 전망이다. 화장품은 10여년 전만 해도 만년 무역적자였다. K뷰티의 대약진이다.

    한류라는 말이 나온 지 20년이 다 됐다. 1990년대 후반부터 ‘사랑이 뭐길래’, ‘겨울연가’, ‘대장금’ 같은 ‘한드’ 수출에 이어 K팝이 해외를 누비고, 최근엔 K뷰티, K푸드 등으로 확장하는 중이다. 활약상이 가장 두드러진 것은 역시 K팝이다.

    본격적인 K팝 시대를 연 것은 CJ E&M이 주관하는 MAMA(엠넷 아시아 뮤직 어워드)라고 봐야겠다. 2009년 국내에서 첫 행사를 치른 이후 마카오, 싱가포르를 거쳐 2012년부터는 홍콩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2일 홍콩 현지에서 지켜봤던 제7회 MAMA는 역시 대단했다. 10대 소녀들을 중심으로 한 1만여명의 팬들은 공연장을 꽉 메운 채 5시간의 공연 내내 빅뱅, 엑소, 태연, 자이언 티 등을 경쟁적으로 외치며 환호했다.

    MAMA는 100억원이 드는 대공연이다. 39개팀의 공연이 중국 등 16개국에 TV와 인터넷을 통해 생방송됐다. 17개 부문 수상자를 선정하는 온라인 투표에는 세계 209개국 6511만명이 참가했다. 현장을 취재한 외신기자만 180명이다. 이제 MAMA는 어느 정도 자리잡았다. 중국 카드회사 유니온페이 등 중화권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스폰서로 나설 정도다.

    그렇지만 갈 길은 멀다. 당장 K팝 주역인 아이돌그룹의 세대교체가 눈앞에 왔다. 이번에 대상을 받은 빅뱅, 소녀시대, 2NE1 등이 다 그렇다. 신곡으로 피날레 공연을 한 싸이나 샤이니도 빅뱅, 엑소 같은 호응은 아니었다. 아이콘, 방탄소년단 같은 새 팀이 과연 대를 이어갈지는 두고봐야 한다. 수상자들이 한국팀 일색인 것도 민망하다. 기획사들이 상을 주지 않으면 소속 그룹을 내보내지 않는 현실 때문이다. 지금 같은 대형 콘서트가 언제까지 가능할지 알 수 없다.

    진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K팝 등 한류도 예외일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CJ 측이 이번에 MAMA 개최에 맞춰 KOTRA 등과 함께 40여개 국내 중소기업들에 별도 부스를 차려 중화권시장 진출을 모색하도록 주선한 것은 의미가 있다. 모든 산업이 통합·융합되는 추세다. 문화산업도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문희수 논설위원 m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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