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약대상 GS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롯데 이탈 조짐
'사업성 없는데다 롯데 그룹 내부 문제 겹쳐'

10년째 끌어온 부산 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의 앵커시설인 '테마파크'가 또 좌초 위기를 맞았다.

7일 부산도시공사와 테마파크 우선협약대상자인 GS 컨소시엄에 따르면 도시공사가 컨소시엄과의 '테마파크 사업 본계약' 시한을 이달 말로 못박은 가운데 컨소시엄에 참여한 5개사 간 내부 협의가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컨소시엄 참여사 중 테마파크 운영을 맡기로 했던 호텔롯데(월드) 측이 최근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본계약 참여에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GS 컨소시엄에는 주간사인 GS리테일(지분 35%)을 비롯해 호텔롯데(월드·지분 19.5%), 롯데쇼핑(지분 10%), IBK투자증권(지분 19.5%), 삼미건설(지분 16%) 등 5개 사가 참여하고 있다.

주간사인 GS 측은 "현재 국내 테마파크 사업이 모두 적자"라며 "테마파크 사업은 초기 건설비용문제는 차지하더라도 앞으로 운영 과정에 수백억원대의 막대한 재투자가 수시로 요구되는 사업이다.

현재 도시공사에서 제시해놓은 사업조건은 운영과정에서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롯데 측에서도 이런 문제를 고민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롯데 측은 "동부산관광단지 테마파크 사업과 관련한 문제를 내부적으로 여러모로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악의 경우 컨소시엄을 이탈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연말까지 본계약을 맺고 2019년 완공을 목표로 내년에 첫 삽을 뜨겠다던 도시공사의 테마파크 프로젝트 전반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된다.

롯데가 컨소시엄을 이탈하면 다른 테마파크 운영 업체를 찾아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GS 컨소시엄은 롯데의 이탈에 대비해 최근 국내는 물론 해외 테마파크 관련 업체에 사업 참여를 타진했지만, 답을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공사는 2005년부터 동부산관광단지 테마파크 투자자 물색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유니버설 스튜디오, MGM, 서머스톤, 알알리그룹, CJ그룹 등이 한때 사업 참여를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업 초기 국제금융위기 등 대내외 악재에다 테마파크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불어닥친 불황으로 사업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도시공사는 사업이 계속 지연되자 투자조건을 완화하는 카드를 내건 끝에 비로소 지난해 11월 GS 컨소시엄을 우선협약대상자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GS 컨소시엄을 파트너로 한 이 프로젝트 역시 '사업성'이라는 걸림돌 때문에 착공도 못해보고 또 무산될 위기를 맞았다.

도시공사 측은 "그동안 사업조건을 둘러싼 공사와 컨소시엄 간 이견으로 본계약 시한을 3차례나 연장했다.

이미 모든 카드를 컨소시엄에 제시한 상태여서 시한 재연장은 무의미하다"라며 "아직 컨소시엄에서 롯데 측 이탈과 관련한 사안을 공식적으로 통보해 온 것은 없다.

하지만, 12월 말로 예정된 본계약을 또 넘기면 다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동부산관광단지는 부산 기장군 대변리와 시랑리 일원 366만㎡에 조성된 복합관광휴양단지다.

시행자인 도시공사는 애초 이곳에 숙박, 휴양문화, 운동오락, 상가 등 34개 시설을 도입하고 2017년까지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34개 시설 중 테마파크를 비롯한 13개 시설이 아직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부지 규모만 50만㎡에 달하는 테마파크는 동부산관광단지 앵커기능을 하는 핵심시설로 우선협약대상자인 GS 컨소시엄마저 발을 뺀다면 관광단지 조성 계획에 연쇄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한편, GS 컨소시엄은 지난해 11월 신규 사업자 공모에서 '새로운 항해, 모험과 신비의 환상여행'(Ocean Fantasia)이라는 개발 콘셉트로 11개 키즈용 시설, 9개 패밀리용 시설, 9개 대형 라이드 등 29개 어트랙션을 도입하는 테마파크 개발 계획안(사업비 3천778억원, 사업기간은 본 계약일부터 2019년)을 도시공사에 제출했었다.

(부산연합뉴스) 신정훈 기자 s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