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측 "탈당도 가능…이전과 비중달라"…다양한 카드 검토
"탈당 명분 필요" 당내투쟁론도 병존…일각선 文 퇴진론도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문재인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거부 이후 본격적으로 탈당 카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현재는 탈당을 고민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에서 기류변화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문 대표가 사실상의 '선전포고'를 한 이상 '죽을' 각오로 싸우겠다는 기조에서 나온 것이다.

문 대표가 4일 안 전 대표의 '10대 혁신안'을 전격 수용하며 다시 한번 손을 내밀었지만 안 전 대표측은 "뒤늦은 결정"이라고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기존 일전 태세에서 변함없는 모습을 보였다.

안 전 대표측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전 대표로서는 탈당도 검토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이전과 비중이 다르게 검토되고 있는 것도 맞다"고 밝혔다.

또 다른 측근도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입장을 밝힌다면 무거운 이야기가 될 듯하다"면서 "당장 탈당을 언급하진 않더라도 강하게 암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탈당론은 문 대표가 혁신전대를 완강하게 거부하는 상황에서 안 전 대표가 당의 내전을 장기화하는 선택을 하기보다는 아예 탈당해 새출발을 도모해야 한다는 논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에 더해 탈당 카드를 통해 문 대표 거취에 대한 압박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을 수도 있다.

실제로 안 전 대표는 당내 인사를 포함해 당외의 신당파 등과도 접촉하며 향후 행보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안 전 대표측 참모들도 지속적으로 당의 '텃밭'인 호남 민심을 파악하는 등 상황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당장은 안 전 대표가 탈당을 실행에 옮길 때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당의 공동 창업주로서 책임감을 고려할 경우 '명분'이 더욱 쌓여야하고, 실제 탈당 이후 지금의 새정치연합을 대체할 정도로 뜻을 같이 하는 '세력'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 전 대표가 '새정치'에 대한 아이콘으로 각광받고 있던 지난 대선 직후에도 결국 독자세력화를 접고 '김한길 민주당'과 손을 잡은 경험에서 보듯 독자세력화가 녹록지 않다는 것에 대한 현실적 고민도 없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안 전 대표가 당분간은 당내 투쟁을 더욱 강화하며 명분과 세력을 모으는 정지작업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혁신전대를 고리로 당내 비주류와의 연대를 강화하는 한편 문 대표를 상대로 당의 근본적 쇄신과 변화, 통합을 위한 혁신안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문 대표가 계속해서 이 같은 요구를 거부하고 당의 위기가 심화될 경우 문 대표 퇴진을 주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안 전 대표측 관계자는 "안 전 대표가 파국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당내에서 혁신투쟁을 강화할 수도, 문 대표 퇴진 요구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퇴진 요구를 한다면 어떤 방식이 될지는 검토과제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안 전 대표의 백의종군 및 총선 불출마 선언 가능성에 대해서는 "안 전 대표가 가진 기득권이 있어야 백의종군을 할 것 아닌가"라며 "혁신전대도 안 전 대표로서는 당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큰 위험을 감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안 전 대표는 당 내외 인사들과 접촉하며 '장고모드'에 돌입했다.

안 전 대표측 관계자는 입장 발표 시기에 대해 "적어도 며칠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당겨질 수도 있지만 내주초에 입장을 발표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