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비주류 만나 부정적 입장 밝힌듯…"최종결론 지켜봐야"
文 "아주 좋은 선택할 것 기대"…중진모임, 文·安 거중조정 시도
초재선 50여명, 安 수용 성명내기로…비주류·호남권 별도 회동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오는 29일 문재인 대표가 제안한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체제' 구상에 대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안 전 대표 주변에서는 안 전 대표가 문·안·박 연대 제안을 수용하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들이 많지만 최종 결론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최근 안 전 대표는 비주류 의원들과의 만남에서 "문·안·박 체제가 당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니다"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체제 문제와 관련, "구성원 간 정치적 합의가 없다면 당헌·당규에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제 세력의 동의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하려면 당헌·당규에 정해진대로 전당대회를 여는 것이 원칙적인 해결방법이라는 뜻이다.

한 비주류 의원은 "지금으로 봐선 안 전 대표가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두고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문·안·박 체제를 거부할 경우 당내 분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본인 역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안 전 대표가 대승적으로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

통합과 혁신의 명분을 모두 살릴 '제 3의 제안'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런 가운데 당내 제 세력들은 수면 아래에서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과 정세균 김성곤 문희상 박병석 원혜영 유인태 의원 등 중진 7~8명은 수차례 회동해 두 사람의 관계회복 방안을 모색해온 데 이어 최근 맨투맨 방식으로 양측을 만나고 있다.

일부 중진들은 이날 오후에도 긴급 회동을 가졌다.

문 대표에게는 안 전 대표가 제시한 10대 혁신안을 최대한 수용할 것을 주문하면서 문 대표가 정치력을 발휘해 안 전 대표는 물론 최고위원, 비주류 설득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에게는 총선 승리를 위한 문·안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문·안이 협력해 권한을 갖고 당을 이끌 수 있도록 중진도 역할을 하겠다"며 안 전 대표의 결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주류 성향의 초·재선 의원들은 27일 문 대표의 '안철수표 혁신안' 추진과 안 전 대표의 문·안·박 제안 수용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50명 가량의 초재선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광주 아시아문화전당 개관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의 많은 총의를 모으고 저 자신도 기득권을 내려놓으면서 제안한 것"이라며 "아주 좋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비주류 의원들은 별도 회동에서 문·안·박 제안이 문 대표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꼼수라는 인식을 재확인하고, 안 전 대표의 수용 거부를 주문하고 있다.

문 대표에 비판적인 호남권 의원들은 26일 여의도에서 대규모 회동을 갖기로 했다.

비주류 주승용 최고위원은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쓰러져가고 뿌리째 흔들리는 당은 리모델링으로 지지를 받을 수 없으니 근본부터 싹 바꿔야 한다"며 "(26일 모임은) 호남의 목소리를 담은 성토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조성흠 서혜림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