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사장단, 급여 전액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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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 전환때까지…임원들도 급여 최대 50% 내놓기로
제2 비상경영체제 돌입
행사·연수프로그램도 중단…신규시설 투자 축소·보류
연 5000억 비용절감 효과
제2 비상경영체제 돌입
행사·연수프로그램도 중단…신규시설 투자 축소·보류
연 5000억 비용절감 효과

◆실적 양호한 계열사도 ‘허리띠’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1일 긴급 사장단 회의, 23일 전 임원 회의를 잇따라 소집했다. 회의에서 최길선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경영위원회를 꾸리고 흑자를 실현할 때까지 긴축경영 체제에 들어가기로 했다.
우선 그룹 계열사 전 사장단은 급여 전액을 반납하고, 임원들도 직급에 따라 최대 50%까지 반납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등 조선 관련 계열사에서는 부서장까지도 급여의 10%를 내놓기로 했다. 각종 행사와 연수프로그램은 잠정 중단하고 신규시설 투자도 축소 또는 보류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현대오일뱅크 하이투자증권 현대종합상사 등 6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번 조치로 실적이 양호한 계열사까지도 현대중공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게 됐다. 전 계열사 임원 300여명은 직급에 따라 50% 적은 연봉을 받고, 조선 관련 계열사 부서장 150여명은 총 연봉의 10%를 반납한다.
회사 측은 이번 조치로 급여 반납분 250억원을 포함, 경상비 및 시설투자비를 연간 5000억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급여를 다시 받게 되는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으나 내년 분기별, 혹은 연간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는 등 분위기가 전환되면 긴축경영 체제를 해지하고 정상 급여를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원들, 책임경영 의지 밝혀
현대중공업은 최근 8분기 연속 적자를 내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현대중공업 구원투수로 부임한 권 사장은 희망퇴직, 임원 감축, 조직 개편 등 선제적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
지난 6월 권 사장은 “회사의 체질을 바꾸려는 노력이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며 “더 이상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3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1조2610억원에 달하는 등 올해도 조(兆)단위 적자가 확실해지자 이런 조치를 내놨다. 최 회장은 임원 회의에서 “회사 간부들부터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특단의 조치를 통해 위기 극복에 전력을 다하자”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과 함께 국내 조선 ‘빅3’로 꼽히는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도 올 3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각각 4조3000억원, 1조5318억원에 달했다. 적자 규모가 가장 큰 대우조선은 지난달 채권단으로부터 4조원을 지원받고 자산 매각, 인원 감축 등 자구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사장은 급여의 20%, 전무와 부사장은 15%, 상무는 10%씩 반납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9월 임원 수를 10명 정도 축소했으며 화성사업장 매각 등 자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외부의 도움 없이 임원진이 위기 극복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권 사장과 최 회장은 작년 9월부터 급여를 전액 또는 일부 반납해왔고, 현대중공업 임원들은 지난 7월 말부터 ‘임원 주식갖기 운동’을 벌여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적극적으로 알려왔다”고 전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