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 벌어졌던 테러 위협이 미국으로 옮겨붙고 있다. 이번 테러를 일으킨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의 수도 워싱턴DC를 공격하겠다는 내용의 새로운 영상을 공개했다.

외신에 따르면 IS는 영상에서 “파리 테러와 같은 방식으로 미국 심장부인 워싱턴도 타격할 것을 맹세한다”고 위협하는 대원의 발언을 전했다. IS가 다음 표적으로 미국을 지목하면서 시리아 난민 수용 여부를 둘러싼 논란과 함께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핵심 이슈도 경제에서 테러로 바뀌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텍사스주(州) 등 공화당이 집권한 26개주가 시리아 난민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전했다. 민주당이 집권한 뉴햄프셔주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해 미국 50개주의 절반이 넘는 27개주가 연방정부의 시리아 난민 수용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는 미국이 내년에 시리아 난민 1만명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가운데 IS가 위장 난민을 테러에 활용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NYT는 전했다. 공화당 대선 주자들도 파리 테러 용의자 중 적어도 한 명이 시리아 난민으로 신분을 속여 유럽에 침투했다는 보도를 거론하며 난민수용 계획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터키 안탈리아에서 폐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난민 심사를 강화하겠다며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이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날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하버드대는 “인터넷으로 폭파위협을 받았다”며 대학 내 4개 건물의 학생과 직원을 긴급 대피시켰다. 학교 측은 해당 건물을 즉각 폐쇄하고 수업도 취소했지만 경찰이 정밀수색을 벌여 직접적인 테러 위협이 없는 것을 확인한 뒤 건물을 다시 열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