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 매체들이 파리 테러에 대해 이틀간 아무런 보도를 하지 않다가 15일 느지막이 간단히 사실만 전달했다.

북한 라디오매체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오후 9시 ‘프랑스에서 테러 공격으로 인명 피해’라는 제목으로 “프랑스의 파리에서 13일 테러공격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해 많은 인명피해가 났다”고 테러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방송은 “이날 밤 무장괴한들이 도시 중심부에 있는 한 극장에 뛰어들어 100여명의 인질들을 무참히 살해했다”며 “이와 거의 때를 같 이해 프랑스팀과 독일팀 사이의 경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던 축구경기장 주변에서 여러 차례 폭탄 폭발이 일어났으며 일부 식당들에서 는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IS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했다는 것과 프랑스 대통령이 이번 사건들을 전례 없 는 테러 행위로 단죄하고 전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밝혔다. “여러 나라 정부들이 이번에 감행된 극악한 테러행위를 강력히 규탄하 고 있다”며 국제사회 반응도 덧붙였다.

중앙통신과 평양방송은 지난 13일과 15일 각각 ‘국가 테러의 원흉으로서의 미 국 정체 드러남’이라는 보도에서 “미국의 부당한 테러 지원 정책으로 북아프리카와 중동 나라들에서 정권이 교체되고, 내전이 끊기 지 않고 있으며 수백만명의 피난민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배주의 야망 실현을 위해서라면 테러단체들과 극단주의 세력들까지 동원해 다른 나라들의 자주권을 무자비하게 짓밟는 미국이야말로 국가 테러의 원흉”이라고 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억지로 이어붙인 주장이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5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시정운동 45돌’을 축하하는 전문을 보냈다. 시 리아는 IS의 주요 근거지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IS와 정치적 갈등관계지만 동시에 수니파 이슬람교도들을 탄압해서 IS 세력을 키운 장본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김정은의 축전 내용에 담긴 ‘시정(나라의 정치를 시작함) 운동 45돌’은 바샤르 알아사 드 시리아 대통령의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2000년 사망) 대통령이 1970년 쿠데타로 집권한 때를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된 다.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자신의 아버지가 사망한 2000년 후임 대통령이 된 후 지금까지 통치하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