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기회와 희망으로 가득찬 공간 '공공 도서관'
“내가 받은 진짜 교육은 모두 공공 도서관에서 나온 것이다. 책을 살 여유가 없는 가난한 집 아이에게 도서관은 언제나 경이롭고 대단한 위업을 엿볼 수 있는 문을 열어두었다. 내게 그 문으로 돌진해 마음껏 책을 이용할 지혜가 있었던 것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미국 유명 공상과학(SF) 작가이자 생화학자인 아이작 아시모프(1920~1992)의 얘기다. 아시모프뿐만이 아니다.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인이 도서관 덕분에 가난으로 찌든 현실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이렇듯 공공도서관은 수많은 사람에게 기회이자 희망의 공간이다.

《공공 도서관》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로버트 도슨의 ‘미국 공공 도서관 순례기’다. 도슨은 1998년부터 18년간 미국의 다양한 공공 도서관 모습을 사진에 담고 기록했다. 수많은 사진 중 150여장을 추리고 작가 사서 평론가 등의 글을 모아 포토에세이집을 냈다.

미국은 세계적으로 확산된 공공 도서관 모델의 발상지다. 미국인은 민주주의의 미래가 교육받은 시민들에게 달려 있고 누구나 공동체가 보유한 자원에 자유롭게 접근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이 발전하면서 오늘날의 공공 도서관이 형성됐다. 지자체가 운영하고 지역민은 세금을 내 지원하고, 누구에게나 지식과 정보를 아무런 비용 없이 나눠주는 공공 도서관 시스템은 1800년대 미국에서 확립됐다.

도슨은 장엄한 뉴욕 중앙도서관 열람실과 인디애나주 에번즈빌에 있는 빅토리아 시대풍의 아름다운 윌러드도서관부터 트레일러와 비슷한 데스밸리국립공원 도서관, 책을 싣고 오지를 오가는 이동도서관 등 다양한 문화와 이야기를 품은 도서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미국 도서관 운동의 역사와 정신을 되돌아보고 ‘공유자산’이자 ‘민주주의의 근간’인 공공 도서관의 중요성과 의미를 일깨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