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BMW 등 공장 증설·투자 확대…현대차, 제네시스 6종으로 승부

글로벌 고급차 시장이 뜨겁다.

외국 완성차업체들이 늘어나는 고급차 수요를 잡기 위해 공장을 증설하고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현대차는 지난 4일 '제네시스' 브랜드를 공식 런칭하고 고급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각 브랜드들의 명운을 건 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다.

1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전세계 고급차 시장은 올해부터 연평균 4%씩 수요가 증가해 2019년에 1천만대를 돌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유럽(3%), 미국(4%) 등은 평균과 비슷한 수준의 증가율이 예상되지만 중국(6%), 러시아(11%), 인도(15%), 브라질(8%) 등 신흥국은 성장률 전망치가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났다.

고급차 시장 증가율은 일반 대중차 시장의 연평균 증가율(3%)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게다가 대중차에 비해 고급차의 수익성이 높아 주요 업체들은 고급 브랜드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주요 완성차그룹 11곳의 지난해 실적을 보면, 렉서스와 아우디를 중심으로 고급차 부문 성과가 높은 도요타(8.6%)와 폭스바겐(6.0%)의 영업이익률은 전체 완성차 그룹의 영업이익률(3.9%)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벤츠는 총 투자비 30억 유로 규모로 독일 내 공장 설비 현대화를 진행하고 있고, BMW는 신형 엔진 생산을 위한 영국 햄스 홀 공장 설비 개선 공사를 최근 완료했다.

아우디는 올해부터 2019년까지 5년간 240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 고급차 브랜드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투자비를 늘려가고 있는 부문은 주로 ICT(정보통신기술)를 기반으로 한 커넥티비티(연결성)다.

아우디와 볼보는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스마트 워치에 연동하고 있으며, 벤츠는 콘셉트카인 IAA 모델을 내놓으면서 다른 차량이나 정보원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V2X' 기술을 선보였다.

BMW는 운전 중 동작인식으로 조작이 가능한 'HMI' 기술을 신형 7시리즈에 탑재했고, 렉서스는 계기판 상의 각종 경고 표시를 딜러들이 원격으로 체크해 관리할 수 있는 텔레매틱스 기술을 내년에 전 모델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10여년간의 준비 끝에 지난 4일 글로벌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시켰다.

'인간 중심의 진보'를 표방하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제품 라인업은 2020년까지 6종으로 구성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어온 대형 럭셔리 세단 제네시스(G80)와 내달 에쿠스의 후속 모델로 출시되는 초대형 럭셔리 세단 G90(국내명 EQ900) 외에 중형 럭셔리 세단, 대형 럭셔리 SUV, 고급 스포츠형 쿠페, 중형 럭셔리 SUV 등 4종이 속속 가세할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방향성을 구현할 4대 핵심 속성으로 ▲ 안전·편의·커넥티비티 기반의 사람을 향한 혁신 기술 ▲ 편안하고 역동적인 주행 성능 ▲ 동적인 우아함을 지닌 디자인 ▲ 간결하고 편리한 고객 경험 등 '사람을 향한 혁신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고급차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 브랜드가 고객 트렌드에 맞춰 상품성을 강화하고 간결하고 편리한 고객 경험을 차별적으로 제공할 경우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의미 있는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표> 전세계 고급차, 대중차 수요 IHS 전망치 (단위: 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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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 │ 2016년 │ 2017년 │ 2018년 │ 2019년 │ 2020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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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급차 │ 8,816 │ 9,239 │ 9,518 │ 9,832 │ 10,334 │ 10,669 │
├────┼────┼────┼────┼────┼────┼────┤
│ 대중차 │ 76,454 │ 78,408 │ 80,223 │ 82,488 │ 85,012 │ 87,1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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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