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알짜' 공작기계사업 통째로 판다
두산인프라코어가 공작기계 사업부문을 통째 매각한다. 이를 통해 최대 2조원의 자금을 조달,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공작기계 부문을 물적 분할해 지분 49%를 매각하려던 당초 계획을 바꿔 경영권을 포함한 사업양수도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다수의 잠재적 매수희망자들이 지분 매각 절차 협의 과정에서 통 매각을 요청했다”며 “통 매각을 진행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고 매각 속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외 사모펀드(PEF)와 일부 전략적 투자자(SI)들이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부문에 대한 실사를 벌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부문의 주요 생산품은 자동차와 정보기술(IT) 분야 등의 제품 및 부품 생산에 쓰이는 기계다. 공작기계 부문은 지난해 1조3243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려 두산인프라코어 전체 매출의 18%(연결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 영업이익은 1571억원이었다. 최근 3~4년간 10%대 영업이익률을 유지해 ‘알짜 사업부’로 평가받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이 같은 알짜를 매각하려는 것은 지난 6월 말 기준 순차입금이 5조3634억원, 부채비율이 280%에 이르는 등 재무구조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밥캣홀딩스(이하 밥캣)를 미국 증시에 상장시키는 방안과 공작기계 부문을 물적 분할해 지분 49%를 매각하는 방안을 동시에 추진해 왔다. 밥캣은 미국 증시 상장에 앞서 유상증자(프리 IPO)를 통해 7055억원을 모집했다. 하지만 밥캣을 상장시켜 자금을 회수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일각에선 미국 증시 상장이 2020년께는 돼야 한다는 전망도 있었다.

게다가 공작기계 부문의 지분 49%만 매입하겠다는 투자자들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작기계 부문을 통째로 매각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작기계 부문을 매각한 뒤 건설기계와 엔진 등 2개 사업부문으로 구조를 재편해 사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