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개 민족·21개 언어…중국은 EU보다 복잡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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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Master - '뉴차이나' 진출전략 (1)
한국적 경험·사고 버리고
복잡한 중국 이해한만큼
소비자 잡고 기업 성장 가능
한국적 경험·사고 버리고
복잡한 중국 이해한만큼
소비자 잡고 기업 성장 가능

필자는 1998년부터 중국 이랜드 베이징지사장과 상하이지사장을 거치면서 중국 전역에 3800여개의 직영 매장을 열었다. 18년 동안 줄곧 중국 시장을 지켜보면서도 발전 속도에 놀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며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금은 중국이 전 산업에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과거의 중국을 생각하면 안 된다. 가까운 이웃, 새로워진 중국. 한국 기업의 성공적인 진출 전략을 제시해본다.
# 한국적 사고 버리고 뉴차이나 인정하라
변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지금은 변해야 사는 환경이다. G2인 중국을 유일하게 무시하는 한국인. 중국 진출을 위해서는 새로운 중국을 인정하고 한국적인 경험과 사고를 버려야 한다. 철저하게 현지화된 사고를 배우지 않으면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생각할 수 없다. ‘가을에 낙엽이 진다’는 한국인의 사고로는 봄에 낙엽이 지는 상하이를 생각할 수 없다. 영하 30도에 봄옷을 파는 하얼빈 시장의 특성을 이해하기 어렵다.
겨울철이 비교적 따뜻한 상하이에서 온돌매트로 대박을 친 기업이 있었다. 이 기업은 이후 엄청난 물량을 준비해 상하이보다 더 추운 베이징으로 진출했지만 실패했다. 한국적인 생각으로 영업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정부가 난방을 통제하는 시스템이다. 이 때문에 북방지역으로 분류되는 베이징의 실내 온도는 상하이보다 높게 제공한다. 온돌매트 인기가 상하이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명동에 가면 젊은 바링허우(1980년대생)와 주링허우(1990년대생)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로 넘쳐난다. 젊은 중국 관광객들은 불편을 호소하지만 서울시는 그 불편함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인을 위해 교통 안내판과 식당 메뉴판을 중국어로 표시했지만 간체자(簡體字)를 배운 젊은 요우커들은 번체자(繁體字) 안내판을 반절 정도만 이해하기 때문이다.
# 넓은 중국과 다양한 소비자 이해해야

넓은 중국의 다양한 소비자를 이해하고 유형을 나누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복잡하고 다양한 중국 소비자를 이해하지 못하면 사업은 반드시 실패한다. 이 같은 다양성에 대해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자신의 저서 《트렌드차이나》에서 ‘내 일상은 럭셔리=VIP소비자, 내 뜻대로 산다=자기 만족형 소비자, 유행은 내가 선도한다=트렌드형 소비자, 실속형 소비자, 열망형 소비자’ 등으로 분류해 소개했다.
어느 대기업은 한국적인 사고로 소비자를 조사해 백화점 개점에 실패했다. 단순 유통인구만을 분석해 사업을 전개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먼저 어떤 고객인지 분석한 뒤 유동인구를 조사하는 것이 필수다.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 진출 기업이 복잡한 중국을 제대로 이해한 만큼 성장한다. 화장품 시장의 경우 남부지방은 덥고 습하기 때문에 색조 화장품 판매가 저조하며 기초화장품 위주로 잘 팔린다. 북부지방은 춥고 건조하기 때문에 기능성 화장품의 인기가 좋다. 내륙은 또 다르다. 이곳은 한국과 기후가 비슷하기 때문에 색조화장품이 잘 팔린다. 이처럼 넓은 중국을 알고 소비자의 다양한 속성을 이해하면 성공의 길도 보인다.
신경종 < 굿앤브랜드차이나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