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서비스, 인문계 R&D인력 뽑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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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제품 개발엔 인문대 출신이 더 강점"
"자격요건 완화하자 명문대 출신들도 몰려"
"자격요건 완화하자 명문대 출신들도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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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을 뽑자 기존 개발자들은 “사장이 도대체 저런 애들 뽑아서 어디에 쓰려고 하지”라고 의아해했다. 지금은 인문계와 비전공자들이 이 회사 R&D의 핵심 역량이 되고 있다. 최은모 무진서비스 대표(사진)는 “한 번 큰 실패를 맛보고 나서 R&D 인력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고 말했다.
2002년 일이다. 2년간 설비부품 두 가지(플레이트스태커, 급판공급기)를 개발해 배터리 제조업체에 납품했다. 하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불량이었다. 제품을 회수하고, 다시 설계도 했지만 납기를 맞추지 못했다. 몇 안 되는 R&D 인력을 다 투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최 대표는 “망하기 직전까지 갔다 겨우 살아났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에 몰린 원인을 찾았다. R&D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회사라 수도권 공대 출신을 뽑을 엄두도 못 냈다. 입사한 우수 인력은 약간만 좋은 조건이면 회사를 옮겨버렸다. 부도 위기를 넘기고 최 대표가 찾은 해법은 인문계와 비전공자를 뽑는 것이었다. 그는 “전공자라도 학교를 졸업하고 최소 3~4년은 교육해야 한다”며 “누구라도 그 정도 교육을 받으면 R&D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명문대 출신을 뽑지 못한 일본의 부품업체 일본전산이 ‘밥 빨리 먹고, 화장실 청소 열심히 하고, 오래달리기 잘하는 지원자’를 선발해 세계적 전자부품업체로 도약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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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R&D 인력이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른 지방 출신들에게는 집과 차를 제공했다. 회사가 소유한 아파트만 여덟 채다. 근무시간도 자유롭다. 오후 3시에 출근하는 사람도 있고, 그때 퇴근하는 직원도 있다. 최 대표는 “제품의 질을 높이려면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광주=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