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지도부가 올 정기국회 법안·예산안 등의 처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개최하기로 합의했던 이른바 '3+3 회동'이 23일 무산 위기에 놓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청와대 5자회동의 내용을 문제삼아 협상 거부를 시사하고 새누리당도 양보없는 일전을 경고하며 정면충돌하는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연말정국이 역사교과서 논쟁의 소용돌이로 빨려들 조짐이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여하는 '3+3 회동'에 대해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법안과 예산안 심사가 매우 중요하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등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을 구체적으로 잡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당분간 '3+3 회동'은 어려울 것 같다. 이대로 당할 순 없다"며 거부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히 "해봐야 기본적인 (협상) 시작조차 힘든 것 아니냐", "너무 어이도 없고 미래 전망을 가질 수도 없다. 우리 입장과 요구를 준비하려다 포기해 버렸다"며 회동 자체에 회의적 입장을 나타냈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정기국회 기간에 원내에서 입법·예산 투쟁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이 원내대표는 "보이콧할 여력도 없다"면서 당 소속 의원들에게 적극적인 상임위 활동을 주문했다.

원내의 한 관계자는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관련 책임자 문책요구,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 대책 수립, 경제·재정정책 기조전환과 법인세 인상 등 문제를 꼼꼼히 짚어보고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3+3 회동'을 통해 정기국회 내 예산 및 각종 경제활성화 법안, FTA 비준안의 차질없는 처리 환경을 만들겠다는 정부·여당의 구상은 시작하기도 전에 틀어지게 됐다.

연말까지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개혁을 연내 완료해 집권 3년차 성과를 거두겠다는 박 대통령의 구상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여야가 정기국회 전면 파행 등 극한대치까지 가기보다는 협상테이블에 다시 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여당은 각종 법안과 예산안 등 처리가 시급하고, 야당은 '민생 발목잡기'라는 여론의 역풍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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