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일자리' 행사 나란히 참석…文 '희망스크럼' 구상 일환
文 "창조경제, 서울시가 제대로"… 朴 "文대표, 저작권 잘알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0일 잠재적인 차기 대권 경쟁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청년 일자리 정책을 매개로 손을 내밀었다.

문 대표는 대권경쟁자인 안철수 전 대표와는 혁신을 두고 난타전을 주고받으며 치열한 경쟁모드를 이어가는 반면, 박 시장에게는 러브콜을 보내 대비를 이뤘다.

안 전 대표 역시 문 대표를 견제하며 박 시장과는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고 있어, 야권 잠룡들의 삼각관계가 미묘해지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서울시가 용산구 나진상가에서 주최한 창업자들과 간담회인 '서울 일자리 대장정' 행사에 참석, 박 시장과 보조를 맞췄다.

문 대표는 인사말에서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시가 제대로 (실천)하고 있다.

수고하시는 박 시장께 감사드린다"며 '박원순 띄우기'에 나섰다.

문 대표는 "박 시장이 특허 문제와 저작권법 전공이다.

저작권법이라는 책도 냈다"고 소개했다.

이에 박 시장은 "뭐 그런 얘기까지 하느냐. 문 대표는 저작권이 전공이 아닌데도 너무 잘 안다.

제가 그 책을 쓴 것을 어떻게 알았냐"고 웃으며 화답했다.

또 박 시장은 문 대표에게 소형 '드론'을 조종해보라고 권유했고, 문 대표에게 "워낙 (조종을) 잘하신다"고 칭찬했으며 문 대표의 좌석을 직접 챙기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같은 행보는 문 대표가 추진해 온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희망스크럼'의 일환으로 보인다.

희망스크럼은 새정치연합의 차기 대권주자들이 힘을 합쳐서 야권에 대한 전체의 지지를 키우자는 구상이다.

문 대표가 이날 박 시장과 행사를 함께 한 것은 우선 박 시장만이라도 손을 잡아 당내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한편으로는 혁신을 내세워 연일 문 대표를 공격하는 안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카드이기도 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문 대표는 최근 여야가 교과서 국정화를 두고 첨예한 대립 중이지만 경제와 민생에도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어서, 마침 박 시장의 이번 행사가 최근 청년일자리 대책의 후속타로 적절하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안 전 대표가 없이는 '희망스크럼'이 완성되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계속돼 문 대표의 고민을 깊어지게 하고 있다.

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왜 (내가) 안 전 대표와 각을 세운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혁신 시즌2가 필요하다는 것은 모두 공감하고, (안 전 대표와도) 그런 논의를 하는데 건강한 것 아닌가"라며 "특보단도 구성 중이며 안 전 대표가 제안한 수권비전위원회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안 전 대표도 문 대표에게 날을 세우면서도 박 시장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 박 시장을 초청해 공정경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박 시장은 여의도에서 한발 떨어져 서울시정에 집중하면서 문 대표나 안 전 대표 양쪽의 '구애'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야권에서 문 대표나 안 전 대표가 실점하면 박 시장의 지지율이 올라가고, 반대로 문 대표나 안 전 대표의 지지층이 결집하면 박 시장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등 시소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어 향후 이들 3자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김동현 기자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