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이 넘은 이주노동자를 적극 포용하지 못하는 한국 사회의 폐쇄성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심화되는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경제 기반을 확충할 현실적인 대안 중 하나가 이민자를 받아들여 ‘젊은 피’를 수혈하는 것인데, 한국 사회는 여전히 이주민을 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대론 대한민국 미래 없다] 100만명 이주노동자 '투명인간' 취급하는 나라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일할 수 있는 외국인은 2010년 69만명에서 작년 말 102만명으로 4년 새 50% 증가했다. 방문취업비자(H-2)와 연수취업비자(E-8) 등으로 들어온 단순기능인력에 재외동포비자(F-4)와 영주권(F-5) 소지자 등을 합한 수치다. 공장은 물론 식당, 농어촌에 이르기까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 온 이주노동자 없이는 굴러가지 않는 구조가 됐다.

한국 사회는 심각한 저출산에 시달리고 있다. 2017년부터는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기 시작한다. 전문가들은 출산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민자를 적극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지적한다. 인구 증가는 장기적으로 소비를 늘리고 성장률을 높이는 기반이다.

하지만 한국 국민은 여전히 외국인에 대해 배타적인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은 지난해 1만4200명에 그쳤다. 장준오 이민정책연구원장은 “난민을 받아들여 경제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서 한 수 배워야 할 때”라며 “더 늦기 전에 체계적인 이민정책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