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저비용으로 생산이 가능한 대형 구리 공급업체는 물량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구리 시장에서도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광산회사 리오틴토가 구리 가격 부진에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기로 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오틴토의 구리·석탄부문 대표인 장세바스티앵 자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가격이 떨어졌다고 채굴량을 줄이면 (우리보다) 더 비싼 비용으로 구리를 생산하는 경쟁사를 도와주는 꼴”이라며 “현재 가격이 구리의 본질가치를 반영하고 있지 않지만 생산량을 감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리오틴토의 지난해 구리 생산량은 세계 6위다. FT는 세계 4위 구리 생산회사인 호주 BHP빌리턴도 채굴량을 유지하며 경쟁사를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1위 업체인 칠레 코델코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구리 가격은 2011년 2월 t당 1만달러를 넘어선 뒤 계속 떨어져 지난 9일에는 t당 5295달러까지 내려왔다. 전문가들은 리오틴토와 BHP빌리턴 등이 저비용을 무기로 ‘버티기’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