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에너지 시장의 틀을 바꿀 미국 원유수출법이 지난 9일 미 연방하원을 통과했다. 미 원유수출을 위한 ‘8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상원을 통과한 뒤 백악관의 서명을 얻으면 40년 동안 미국산 원유 및 천연가스의 수출길을 막았던 장벽이 무너지면서 세계 에너지 시장에 일대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원유수출법 한 달 만에 전격 표결 처리
미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1975년 이후 원유 및 천연가스 수출을 금지했던 법안의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원유수출법을 표결에 부쳐 찬성 261표, 반대 159표로 통과시켰다. 법안은 지난달 9일 에너지·통상위원회 소위를 처음 통과한 뒤 한 달 만에 초고속으로 처리됐다. 공화당 주도로 발의된 이 법안엔 민주당 의원 26명도 찬성표를 던졌다. 법안은 이번주 상원으로 이관돼 처리 절차를 밟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원에서도 다수당인 공화당이 주도해 비슷한 법안을 별도로 처리하고 있다”며 “에너지 수출금지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어 연내 의회 처리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원에서는 앞서 지난 1일 은행위원회가 대(對)이란 제재 철회와 미국 원유 수출 허용을 연계한 법안을 찬성 13표, 반대 9표로 통과시켰다. 상·하원은 앞으로 두 법안을 병합해 각각 상·하원에서 다시 처리하는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이란 수출 터주면서 美 수출 왜 막나”
미국은 1차 오일 쇼크가 있었던 1975년 이후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자국산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을 금지해왔다. 그러나 제한적으로 원유에 대해서는 인근 캐나다와 멕시코에 하루 50만배럴 이하로, 천연가스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 위주로 에너지부 승인을 거쳐 제한적으로 수출을 허용하고 있다.
에너지업계는 그러나 이런 제한적인 수출로는 늘어나는 미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량에 대처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원유 생산량은 하루 936만배럴(지난 7월 말 기준)로 2008년 대비 80% 늘었다.
원유업계는 핵 협상을 통해 이란의 원유 수출길을 터주면서 자국 업계의 수출길을 막는 것은 모순이며, 일자리와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원유수출을 반대하는 것도 맞지 않는다며 수출금지법 폐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업계는 하반기 들어 수출 재개로 인한 혜택을 설득하는 TV 광고를 시작했다. 또 일본과 한국, 체코 등 원유수출 재개 시 혜택을 보게 될 나라들이 외교 채널을 통해 미 행정부에 원유수출을 재개해줄 것을 요청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백악관이 변수
미 언론들은 민주당의 반대가 있긴 하지만 법안이 상원에서도 큰 무리 없이 처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백악관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은 (원유 수출금지법을 폐지할) 때가 아니다”며 거부권 행사 의사를 밝혔다. 채굴이 확대되면 환경 파괴가 심각해지고 미국산 원유수출로 미국 내 기름 가격이 오를 수 있으며, 원유수출보다는 친환경 에너지 정책으로의 전환이 더 시급하다는 이유에서다.
WSJ는 “백악관의 거부 논평 강도가 예상보다 세지 않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의 논리로 의회에서 법안을 통과시키면 백악관이 마지못해 수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무역정책의 변화와 이것이 경제 전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19일(현지시간)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현재 정책금리 수준인 연 4.25~4.5%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후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무역정책 분야에서 최근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이로 인한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들어오는 정보를 분석하면서 신호와 소음을 구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성명서에서 정책의 조정 가능성이 언급된 것과 관련해 파월 의장은 "우리는 정책을 조정하는 데 서두를 필요가 없으며, 더 큰 명확성을 기다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덧붙였다. FOMC 직후 발표된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참가자들이 예상한 올 연말 기준 Fed 정책금리의 적정 수준 중간값(아래 사진)은 지금보다 50bp(0.5%포인트) 낮은 3.75~4.00%로 집계됐다. 내년 말 기준으로는 3.25~3.5%가 중간값이었다. 이는 작년 12월 SEP에 표시된 점도표 결과와 동일하다. 이는 FOMC 직전 시장이 예상하고 있던 수준과 일치한다. 이와 관련해 파월 의장은 "이러한 개별 예측은 항상 불확실성의 영향을 받지만, 오늘날의 불확실성은 이례적으로 높다"고 했다. 이어 필요시 언제든 보다 적극적인 금리인하 노선을 취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노동 시장이 예상치 못하게 약화되거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빨리 하락한다면, 우리는 그에 따라 정책을 사용할 수 있다"고 표현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4분기 경제활동이 GDP 2.3% 증가를 기록하며 "견
미국 중앙은행(Fed)이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Fed는 지난 이틀간 진행된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현재 정책금리 수준인 연 4.25~4.5%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것과 부합한다. 연방기금 선물 가격을 반영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워치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발표 직전 99% 수준에서 동결을 전망했다. 이번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는 유일하게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Fed는 성명서에서 "경제 활동은 견고한 속도로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실업률은 최근 몇 개월간 낮은 수준에서 안정화되었으며, 노동 시장 상황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Fed는 이번 성명서에 "경제활동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는 표현을 삽입했다. 관세 전쟁으로 인한 여파를 계산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날 공개된 1분기 경제전망(SEP) 보고서에서 참가자들이 전망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지난 12월 전망치보다 0.3%포인트 높은 연 2.8% 수준으로 집계됐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12월 전망치보다 0.4%포인트 낮은 1.7% 수준으로 예측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가 앞으로 약 6개월 간은 "관망하며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관세 전쟁의 여파로 물가가 오를 수도 있지만 경제 성장이 약화되고 기업의 신규 투자가 억제되는 등 복합적인 영향이 예상돼 정확한 예측을 하기 쉽지 않은 환경 때문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SEP에
미국 중앙은행(Fed)이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Fed는 지난 이틀간 진행된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현재 정책금리 수준인 연 4.25~4.5%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것과 부합한다. 연방기금 선물 가격을 반영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워치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발표 직전 99% 수준에서 동결을 전망했다. Fed는 성명서에서 "경제 활동은 견고한 속도로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실업률은 최근 몇 개월간 낮은 수준에서 안정화되었으며, 노동 시장 상황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이번 성명서 Fed는 "경제활동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는 표현을 삽입했다. 관세 전쟁으로 인한 여파를 계산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ed가 앞으로 약 6개월 간은 "관망하며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관세 전쟁의 여파로 물가가 오를 수도 있지만 경제 성장이 약화되고 기업의 신규 투자가 억제되는 등 복합적인 영향이 예상돼 정확한 예측을 하기 쉽지 않은 환경 때문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Fed는 지난해 9월 금리를 50bp 전격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지만 이후 금리인하에는 소극적이었다. 11월에 25bp, 12월에 25bp를 각각 인하했고 지난 1월부터는 동결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금리 결정문 발표를 앞두고 증시는 다소 오름세를 띠었다. S&P500 지수는 0.4% 상승한 5636 선에서 거래됐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