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올해 설립 63주년을 맞이했다. 한국화약은 1952년 10월9일 설립됐다. 김승연 회장 역시 올해 만 63세다. 한화그룹은 올해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시내면세점 유치를 승인받았다. 시내면세점을 통해 한화그룹은 제조 금융에 이어 유통서비스 부문의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쟁력이 없거나 시너지가 부족한 사업 부문을 과감히 매각하고 석유화학 및 태양광 사업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강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방산 및 화학 4개 계열사를 인수한 빅딜 역시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핵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단행됐다. 한화그룹은 또 태양광 사업 관련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합병해 기술과 생산 규모 부문에서 모두 세계 최고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석유화학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
한화그룹이 지난 6월 삼성그룹과의 빅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한화테크윈과 한화탈레스가 한화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 방위사업 분야는 국내 1위 규모(매출 2조7000억원)로 도약하게 됐다. 한화그룹은 (주)한화-한화테크윈-한화탈레스의 방위사업을 핵심 성장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화그룹은 아울러 기존 탄약 및 정밀유도무기에서 자주포, 항공기 및 함정용 엔진, 레이더 등 방산전자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글로벌 종합방산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석유화학분야에서는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이 가세했다. 한화그룹 석유화학 부문의 매출은 19조원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국내 석유화학 분야 1위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 생산 규모도 세계 9위 수준인 연 291만t으로 늘었다.
태양광·건설도 달린다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의 양대 축인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은 지난 2월 한화큐셀이라는 이름으로 통합했다. 생산 규모 기준 세계 1위 태양광 회사로 새롭게 탄생한 한화큐셀은 4월 미국 전력회사인 넥스트에라에너지에 총 1.5GW의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 계약은 태양광업계 단일 공급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계약된 모듈이 모두 설치된 이후 발전량은 대구시 인구에 달하는 약 250만명이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전력량에 달한다. 한화큐셀은 5월 초 약 4851억원의 선수금을 받고 국내 1.5GW 셀 공장과 500㎿ 규모 모듈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한화큐셀은 한국과 말레이시아, 중국 등 다각화된 생산 거점과 영업망을 통해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역별로는 북미 시장과 중국 시장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북미 시장에 261㎿를 판매했는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이보다 많은 272㎿를 팔았다. 중국 시장에서도 지난해 모듈 판매량은 220㎿였는데, 올 상반기에만 350㎿를 팔았다. 최근에는 인도에서도 50㎿급 태양광 발전소 모듈 공급권을 따내기도 했다. 필리핀 등의 시장도 노리고 있다.
한화건설은 올초 21억2000만달러(약 2조3400억원) 규모의 비스마야 신도시 인프라 공사를 수주했다. 비스마야 신도시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와 비슷한 규모다. 신도시를 구성하는 300여개 학교와 병원, 경찰서, 소방서, 도로, 상하수도 등을 포함하는 공사다. 한화건설은 앞서 2012년 약 80억달러(약 9조2800억원)에 이르는 공사계약을 수주했다.
김 회장은 이 공사 수주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를 세 차례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현장 근로자들을 위해 광어회 600인분을 선물로 공수해 가기도 했다.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비스마야 현장을 마지막까지 지키고, 공사를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63빌딩을 아시아 최고 쇼핑 공간으로
한화갤러리아가 지난 7월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면세점 사업도 한화그룹의 핵심 사업이 될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오는 12월 여의도 63빌딩에 면세점을 연다는 목표로 9월부터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했다. 한화갤러리아는 63빌딩을 아시아 최고의 문화 쇼핑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