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6일 "내가 제프 블라터 FIFA 회장 흑색선전의 공격목표가 됐다"고 주장했다.

정 명예회장은 이날 신문로 축구협회에서 FIFA 윤리위원회가 조사중인 자신의 과거 기부금 의혹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공격의 대상이 된 이유는 FIFA 내부의 핵심을 정면으로 겨냥했기 때문"이라며 "윤리위는 블라터 회장에게 도전하는 사람만 괴롭힌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이번 선거에서 내 후보 자격도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들(블라터 회장 측)이 내 후보자격을 훼손하는데 그치지 않고, FIFA 회장선거를 훼손하고 FIFA 자체를 파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그는 "내가 공격목표가 됐다는 사실은 FIFA 회장 후보로서 가장 강력한 추천서이고, 내가 FIFA 개혁을 이끌 사람이라는 가장 훌륭한 증거"라면서 선거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정 명예회장은 또 "나를 향한 '부패'라는 주장은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한 뒤 "블라터 회장이나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과는 달리 나는 뇌물이나 사기, 부패, 이해충돌 등 어떤 혐의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FIFA 윤리위원회는 정 명예회장이 2010년 자연재해가 발생한 파키스탄과 아이티에 보낸 기부금과 월드컵 유치전 과정에서 7억7700만 달러(약 9184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축구발전을 위해 쓰겠다는 공약을 내건 데 대해 조사에 나섰다.

일각에선 정 명예회장이 파키스탄에 기부금을 보낸 시기가 FIFA 부회장 선거를 앞뒀을 때라는 점을 들어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정 명예회장은 "1990년대부터 꾸준히 인도적으로 지원해왔다"고 일축했다.

정 명예회장이 또 축구기금 조성 공약에 대해선 "축구기금과 관련해 어떤 금품이나 개인적 이익도 수수된 적이 없고, 그런 혐의도 없다"면서 "그러나 윤리위는 현재 이에 대한 제재로 15년 자격정지를 구형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명예회장은 "집행위원이 자국의 월드컵 유치활동을 돕는 것은 FIFA의 오래된 전통일 뿐 아니라 자연스럽고 애국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과거 기부금을 조사중인 FIFA 윤리위원회에 대해 "윤리위는 절대 블라터 회장을 공격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윤리위가 블라터 회장의 살인청부업자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FIFA 회장 선거는 한바탕 소극으로 끝날 위험에 처해있다"며 "내가 충분한 자격을 갖고 회장 후보직을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최종 판단은 결국 국제사회의 건강한 양식에 달려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경닷컴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