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부터 중소기업 환헤지 관리까지…1대 1 금융서비스 차별화
지난 2분기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당기순이익은 790억원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2000억~4000억원 가량인 주요 시중은행의 20~30% 수준이다. 점포 수도 250여개로 1000여개 안팎인 ‘빅4 은행’(신한, 국민, 우리, KEB하나)의 4분의 1 정도다.

하지만 한국SC은행은 작지만 강한 은행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SC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2.05%로 국내 은행권 전체의 NIM 1.79%에 비해 훨씬 높다.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이 상대적으로 탄탄하다는 얘기다. 한국SC은행의 경쟁력은 자산관리와 기업밀착형 서비스에서 나온다.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

한국SC은행은 독특한 자산관리 자문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각 영업점의 자산관리 전담직원(RM)이 펀드, 보험, 외환 등 분야별 전문가그룹과 함께 소비자에게 투자전략을 제시한다. 투자 포트폴리오는 SC그룹의 세계 투자전문가들이 제공하는 글로벌 투자전략과 시장 전망을 기반으로 구성된다. 한국SC은행 관계자는 “최우선으로 고객 수익을 염두에 두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상품을 선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관리부터 중소기업 환헤지 관리까지…1대 1 금융서비스 차별화
한국SC은행의 자산관리 모델은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최적의 투자모델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보수적 투자 성향의 고객부터 공격적 투자 성향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요자에게 주식, 채권, 현금 등 다양한 자산군에 걸쳐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짜기 위해 노력한다고 SC은행은 설명했다.

한국SC은행은 고액 자산가 중심인 다른 은행과 달리 준자산가를 대상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인별 전담 매니저 서비스, 분야별 전문가의 재무 및 세무 컨설팅, 대출한도 및 대출금리 우대, 각종 수수료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을 준다. 2013년부터 열고 있는 ‘SC은행 인터내셔널 자산관리 포럼’도 고객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 중 하나다. 이 포럼은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투자전략 강연과 문화공연을 함께 벌이는 국내 은행권 최대의 자산관리 포럼이다. 올해 포럼에선 1400여명의 고객을 초청해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화와 투자전략에 대한 방향성을 소개했다.

이 같은 체계적인 자산관리 서비스 덕에 한국SC은행의 자산관리 부문 실적은 급상승 중이다. 지난해 2분기 5110억원이던 펀드 신규 판매액은 올해 2분기 1조1020억원으로 두 배가량 급증했다. 같은 기간 특정금전신탁 신규 판매액도 5810억원에서 7020억원으로 늘었다. 펀드 및 특정금전신탁 잔액도 지난 1년간 4조1830억원에서 4조7320억원으로 증가했다. 한국SC은행 관계자는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자산관리 전문은행으로 변화한다는 게 SC그룹의 전략”이라며 “글로벌 SC그룹이 갖춘 70여개국 현지 이코노미스트와 투자전문가들의 정보를 토대로 글로벌 자산관리 전문은행의 입지를 굳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기업 대상 맞춤형 영업

자산관리 분야의 경쟁력과 함께 차별화된 기업관리 서비스도 한국SC은행의 강점이다. 특히 중소기업 고객을 위한 서비스는 국내 은행 중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게 ‘소기업 전담 매니저(RM)’ 제도다. 이 제도는 연매출 10억원 이상, 100억원 이하의 소규모 법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일대일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다른 은행들이 영세기업으로 분류하는 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한국SC은행은 별도의 전담 팀을 두고 외환, 무역, 대출, 예금, 금리 등의 금융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이 뿐만 아니다. 한국SC은행은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대기업이 아닌 연매출 100억 이하 소기업 대상의 외환 직거래 서비스를 운용 중이다. 환율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수출입기업의 해외 금융거래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다른 은행들은 보통 자영업자나 소규모 법인들에 대해선 전담 외환딜러를 두지 않고 지점 직원이 외환업무를 담당하지만 한국SC은행은 본점 외환딜러가 직접 응대한다. 예를 들어 소기업이 지점에 들러 외환업무를 하고자 할 때, 본점 외환딜러가 해당 기업에 환율 시황 및 거래 시점을 조언해주는 식이다. SC그룹의 아시아·홍콩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 위안화 거래도 중개하는 것도 특징이다.

한국SC은행 관계자는 “세계 600여명의 외환트레이더와 딜러 네트워크를 통해 최적의 환율 및 외환 정보를 고객에게 알려줄 수 있다”며 “특히 국내에서 주로 대기업만 이용할 수 있는 외환 직거래 서비스 이용 대상을 소규모 기업들로 넓힌 덕분에 거래 기업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