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로 골머리 앓는 해양플랜트
저유가에 고전하는 대형 석유회사들이 경비를 아끼기 위해 해양플랜트의 ‘업계 표준’을 정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작년 7월까지만 해도 배럴당 100달러 수준(서부텍사스원유 기준)이던 유가는 최근 배럴당 30~40달러대까지 떨어졌고, 이 때문에 석유회사 이익은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노르웨이 석유회사 스태트오일은 최근 해양플랜트 구조물을 단순화하자는 캠페인을 시작하고 다른 석유회사에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이른바 ‘크리스마스트리’라고 불리는 시추시설의 기초 구조물을 통일하자는 제안이다.

바다에서 석유를 뽑아내는 해양플랜트는 모양이 제각각이고 표준화한 부분이 없어 생산비가 비싸다. 네덜란드계 석유회사 셸의 심해프로젝트 담당 부사장 이안 실크는 FT에 “플랜트 제조업체들이 노란색 페인트를 28가지나 쓰고, 밸브시스템은 미세하게 크기가 다른 250여종을 사용해야 하는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해양플랜트 제작은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3대 조선사가 주로 맡는다. 잦은 설계 변경과 비용 증가에 시달리는 조선사들도 표준화를 원하기는 매한가지다. 이런 공감대를 기반으로 3대 조선사와 셸 BP 엑슨모빌 등 대형 석유회사 10곳은 이날 오전 부산 파크하얏트호텔에서 안전기준을 표준화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