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공유경제’가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본격적인 저성장·저금리 시대엔 자산을 소유하는 대신 빌려쓰거나 공유하는 문화가 전반적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렌털 및 리스 관련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유 경제’ 꽃 피운 일본 사회

NH투자증권은 23일 일본기업 탐방보고서인 ‘무소유’를 통해 국내 투자자도 공유경제를 바탕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유경제란 한 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경제활동 방식을 뜻하는 용어로 2008년 로렌스 레식 하버드대 법대 교수가 처음 사용했다.

이 보고서는 일본 소비자들이 저성장·저금리 시대를 살아가는 방식의 하나로 자산을 소유하지 않는 ‘합리적 무소유’를 추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품을 소유하지 않으면서 사용가치는 높일 수 있는 공유경제 관련 산업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대표적 공유산업으로 렌털·리스산업을 꼽았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렌털·리스업은 제품의 사용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유지·보수에 필요한 비용도 해결할 수 있다”며 “일본에선 공간 공유(숙박), 금전 공유(크라우드펀딩), 물질 공유(패션 셰어링) 등 사회·경제 전반에 공유경제가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하는 공유경제 관련 일본 업체로는 DVD 대여 업체인 쓰타야와 종합 렌털 업체인 오릭스, 위생 관리서비스 업체인 더스킨 등이 있다. 게오홀딩스는 비디오대여업으로 시작해 의류, 자전거 대여로 사업을 확장했다.
'합리적 무소유' 시대…렌털주가 뜬다
○매트리스부터 가스 후드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렌털·리스 업체들이 ‘저성장 시대의 성장주’로 관심을 받고 있다. 기업 간 거래(B2B)에 머물렀던 렌털시장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일본 렌털시장과 비슷하다는 분석이다.

'합리적 무소유' 시대…렌털주가 뜬다
대림비앤코, 하츠 등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국내 B2C 렌털업체들은 올 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욕실 전문업체로 비데 위생관리 서비스를 시작한 대림비앤코는 최근 1년 새 주가가 375% 뛰었다. 가스 후드렌털 사업을 벌이는 하츠는 같은 기간 37.8% 상승했다. 정수기 렌털업체인 코웨이는 지난 8월 주당 10만원 선까지 올랐지만 최근 두 달간 조정을 받아 이날 8만5300원에 마감했다.

롯데하이마트, 현대백화점 등 대기업도 관련 사업에 뛰어드는 만큼 렌털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롯데하이마트는 롯데그룹의 KT렌탈(현 롯데렌터카) 인수전에 참여해 이 회사 지분 4.9%를 확보했다. 현대백화점은 동양매직 인수를 통해 렌털산업에 진출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