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개혁 작업에 반대하는 세력이 늘어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관영매체가 최근 이례적으로 시 주석의 개혁이 강한 저항에 직면했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 보수파와 진보파 모두 개혁에 화가 났다는 분명한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중국 최고지도부와 원로들의 비밀회동으로 불리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직후인 지난달 21일 관련 기사를 게재해 무성한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중국 관영 중앙(CC)TV 인터넷판과 중국공산당 기관지 광명일보(光明日報)는 당시 '국평'(國平)이란 평론에서 정치권에서 군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걸친 시 주석의 광범위한 개혁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저항에 맞닥뜨렸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부패 단속을 통해 고위 관리를 가둠으로써 힘을 과시하는 것이 일부로부터 환영받았지만, 정치권 전반에 걸쳐 저항을 불러왔다고 진단했다.

시장 지향적인 관행을 소개하려는 국유기업 개혁이 일부의 손에서 권력을 빼앗아 다른 이의 손에 쥐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된 점도 저항을 야기한 요인으로 지적됐다.

개혁 구호를 외치면서도 반대 목소리와 인권 변호사에 대한 강압적인 이념 단속을 벌인 시 주석 본인도 개혁주의자가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경기 규칙을 바꾸고 권력과 자원을 재분배함으로써 기득권을 약화시켰지만, 이들이 가만히 앉아서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주즈췬(朱志群)미 버크넬대 정치학 교수는 현재 반대 세력이 확산하고 있다며 "저항이 당과 군, 국영기업 내에서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정치평론가인 장리판(章立凡)도 "시 주석이 처음에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줬지만, 현재 정책들이 논란이 되면서 모든 이를 실망시켰다"며 "시 주석의 프로그램이 지배층 내 진보파와 보수파 모두에게 실패작이 됐다"고 말했다.

에드워드 프리드먼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 중국학자는 주요 분야나 지역 경제의 통제권을 상실한 태자당(太子黨·중국 혁명 원로와 고위 지도자들의 자녀)도 반대 세력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최근 중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는 점도 시 주석의 개혁 작업을 약화시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워렌 쑨 호주 모나쉬대 중국 정치학 교수는 "시 주석의 지도력에 가장 큰 도전이 될 경제 둔화가 모든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