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지나치게 많은 선택의 갈림길…현대인의 불안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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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스콧 스토셀 지음ㅣ홍한별 옮김ㅣ반비ㅣ496쪽│2만2000원
스콧 스토셀 지음ㅣ홍한별 옮김ㅣ반비ㅣ496쪽│2만2000원
![[책마을] 지나치게 많은 선택의 갈림길…현대인의 불안 키운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509/AA.10509181.1.jpg)
스콧 스토셀은 미국 시사잡지 ‘애틀랜틱’ 에디터이자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뉴요커 등 다양한 매체에 기고하는 저널리스트다. 종종 대중 강연도 여는 그는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공황장애, 고소공포증, 폐소공포증, 분리불안 등 다양한 불안 증세에 시달려왔다.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는 그가 30여년간 절박한 심정으로 탐구해 온 불안에 대한 보고서다. 역사와 의학, 철학과 문학을 넘나드는 불안에 대한 학술 연구 사이에 자전적 경험을 녹여 냈다.
![[책마을] 지나치게 많은 선택의 갈림길…현대인의 불안 키운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509/AA.10510210.1.jpg)
부모의 양육 태도도 평생에 걸친 불안감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정신분석학자 볼비와 심리학자 에인즈워스는 아기의 신호에 다정하고 민감하게 반응했던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성인이 돼서도 모험심이 많고 삶을 더 즐긴다는 점을 발견했다. 반면 불안해하거나 냉담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 부모와 떨어져 지낸 아이는 커서도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고 다양한 불안에 시달렸다.
불안에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심리학자 제롬 케이건은 과민한 기질을 가진 사람만 연구 조교로 채용했다. 강박적이어서 실수를 하지 않으며 자료 정리를 할 때 신중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일반적으로 걱정을 하는 태도는 성실함과 연결돼 있다. 불안감과 도덕성이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철학자 듀이는 사람은 불안 등 부정적 감정을 경험하기 싫어서 윤리적 행동을 한다고 분석했다. 범죄자가 평균적으로 불안 정도가 낮다는 심리학 연구도 있다.
스토셀은 어린 시절 경쟁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일부러 테니스 경기에서 내리 진 적이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변 욕구를 참지 못하며, 종종 초조함을 못 이겨 구토도 한다. 책 전체에 걸쳐 불안을 극복하는 해결책은 명확히 제시돼 있지 않지만, 불안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경험담을 읽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받을 수 있다. 혼자만 불안감에 시달린다는 막막함을 덜 수 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