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복면가왕'식 중소기업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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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없이 실력만으로 최고 자리 인정받아야
중소기업의 설움 대신 혁신활동의 기쁨 필요
윤종록 <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jonglok.yoon@nipa.kr >
중소기업의 설움 대신 혁신활동의 기쁨 필요
윤종록 <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jonglok.yoon@nipa.kr >
최근 ‘복면가왕’이라는 MBC TV 예능프로그램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편견을 버리고 진정한 노래 실력만으로 대결하는 무대”란 게 콘셉트다. 참가자들은 복면을 써서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가창력만으로 대결을 벌인다. 복면을 벗는 순간,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가수들이 깜짝 등장한다.
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이미지와 댄스, 예능 등에 치여 정작 진짜 노래 실력을 검증받을 기회가 단 한 번도 주어지지 않았던 가수들을 재발견하고, 그에 감동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모두 혹독한 연예계에서 오랜 시간 편견에 시달렸음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제 실력을 갈고닦은 가수들이다.
이들을 보면서 한국의 중소기업을 떠올려 본다. 지금까지 중소기업들은 고용, 수출에서 많은 역할을 했다. 정부가 매년 선정하는 ‘세계일류상품’은 세계 5위 이내 시장점유율을 충족해야 하는데, 지난해 선정된 660개 가운데 중소기업 제품 비율이 51%에 달했다. 이들은 열악한 중소 벤처기업 생태계 안에서 경쟁력을 키워온 기업들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화장기 없는 민얼굴의 중소기업’이란 편견에 가려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런 기업들은 ‘투자의 풀장’이 아닌 ‘융자의 풀장’으로 내몰리기 일쑤다. 담보를 전제로 하는 융자의 풀장은 부력이 약해 익사하기 쉽다. 반면 실패도 용인하며 책임을 묻지 않는 강력한 부력을 지닌 투자의 풀장이야말로 창조경제의 충분조건이다.
지금은 인터넷과 모바일, 소프트웨어를 앞세워 아무리 작은 기업이라 해도 상상을 혁신으로 구현함으로써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는 창조경제로 무게중심이 기울어가고 있다. 애플과 구글도 그렇게 성장했다.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민낯을 가려주는 무대만 마련된다면, 국내 산업도 역동적 창업을 통한 수많은 혁신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두 개의 지구’에서 살고 있다. 두 발로 딛고 있는 물리적 의미의 지구, 눈에 보이진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디지털 지구’다. 물리적 지구의 산업경제는 민낯으로 경쟁하는 공간이었다. 또 하나의 지구인 디지털 지구는 복면으로 ‘노래의 제왕’을 탄생시키는 진정한 창조경제의 무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윤종록 <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jonglok.yoon@nipa.kr >
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이미지와 댄스, 예능 등에 치여 정작 진짜 노래 실력을 검증받을 기회가 단 한 번도 주어지지 않았던 가수들을 재발견하고, 그에 감동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모두 혹독한 연예계에서 오랜 시간 편견에 시달렸음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제 실력을 갈고닦은 가수들이다.
이들을 보면서 한국의 중소기업을 떠올려 본다. 지금까지 중소기업들은 고용, 수출에서 많은 역할을 했다. 정부가 매년 선정하는 ‘세계일류상품’은 세계 5위 이내 시장점유율을 충족해야 하는데, 지난해 선정된 660개 가운데 중소기업 제품 비율이 51%에 달했다. 이들은 열악한 중소 벤처기업 생태계 안에서 경쟁력을 키워온 기업들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화장기 없는 민얼굴의 중소기업’이란 편견에 가려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런 기업들은 ‘투자의 풀장’이 아닌 ‘융자의 풀장’으로 내몰리기 일쑤다. 담보를 전제로 하는 융자의 풀장은 부력이 약해 익사하기 쉽다. 반면 실패도 용인하며 책임을 묻지 않는 강력한 부력을 지닌 투자의 풀장이야말로 창조경제의 충분조건이다.
지금은 인터넷과 모바일, 소프트웨어를 앞세워 아무리 작은 기업이라 해도 상상을 혁신으로 구현함으로써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는 창조경제로 무게중심이 기울어가고 있다. 애플과 구글도 그렇게 성장했다.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민낯을 가려주는 무대만 마련된다면, 국내 산업도 역동적 창업을 통한 수많은 혁신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두 개의 지구’에서 살고 있다. 두 발로 딛고 있는 물리적 의미의 지구, 눈에 보이진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디지털 지구’다. 물리적 지구의 산업경제는 민낯으로 경쟁하는 공간이었다. 또 하나의 지구인 디지털 지구는 복면으로 ‘노래의 제왕’을 탄생시키는 진정한 창조경제의 무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윤종록 <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jonglok.yoon@nip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