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한국기업] 비핵심 부문 떼내려니 '세금폭탄'…2~3년 소송에 사업재편 '물거품'
입력2015.09.09 18:02
수정2015.09.1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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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골든타임 지나간다
(3·끝) 사업재편, 미국·일본은 돕고 한국은 무관심
과세당국 '적격분할' 기준 강화에 기업들 '곤혹'
합병은 주식매수청구권에 '발목'…조단위 비용
현대중공업이 자금압박에 시달리던 지난해 중반 대형 사모펀드(PEF)와 국내 대기업 한 곳이 잇따라 회사를 찾았다. 한두 개 사업부 인수를 제안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특정 사업부를 지목했다. 현대중공업이 일언지하에 거절하면서 국내 대기업과 PEF의 ‘빅딜’은 협상테이블조차 꾸리지 못했다.
○기업 분할에 세금폭탄
현대중공업이 제안을 거절한 표면적 이유는 적자사업부를 팔아봐야 제값을 못 받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무자들의 고민은 따로 있었다. 조선 해양 플랜트 엔진기계 전기전자시스템 건설장비 그린에너지부문 등 7개 사업부 가운데 한두 개 사업부를 떼내는 기업분할을 하기엔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한 데다 세금 부담도 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이 사업을 분할하려면 인수기업에 주식을 일정 부분 넘기거나 영업 또는 자산을 양도해야 한다. 이 가운데 영업·자산을 양도할 경우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하고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을 줘야 한다. 해당 기업으로서는 적잖은 부담이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은 주식양도 방식의 기업분할을 우선 검토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선 주식양도도 간단한 일이 아니다.
기업분할의 성패는 일정 요건을 갖췄을 때 세제혜택을 주는, 적격분할을 인정받느냐에 달려 있다. 문제는 적격분할 적용 기준이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 구조조정에 밝은 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과세당국이 종전에 적격분할로 인정해주던 상당수 기업분할에 적극 과세하면서 기업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각각 4700억원과 2710억원의 세금을 부과받고 국세청 및 지방자치단체와 소송전을 벌인 SK에너지와 OCI가 대표적이다.
양사 모두 소송에서 이기긴 했지만 피해는 컸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2~3년 동안 준비해 추진한 사업재편 작업이 2~3년씩 걸리는 소송으로 ‘올스톱’되는 게 해당 기업엔 더 큰 고통”이라고 말했다.
○일본 ‘원샷법’ 살펴봐야
이런 어려움을 덜기 위해 국회는 지난 7월 기업분할 절차 등을 완화한 일명 ‘원샷법(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을 마련해 상정했다. 하지만 적용 대상이 구조조정 기업(과잉공급 업종)으로 한정돼 있고, 규제완화 폭 또한 형식적 절차를 간소화한 수준이어서 사전에 자발적인 사업재편을 추진하는 기업엔 무용지물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원샷법의 벤치마킹 대상인 일본 산업경쟁력강화법이 부실기업뿐만 아니라 정상기업에도 폭넓은 세제 및 규제완화 혜택을 주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다른 로펌 변호사는 “일본의 산업경쟁력강화법이 규제와 세금 부담으로 불가능했던 사업재편을 가능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춘 데 비해 한국의 원샷법은 사업재편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주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기업합병 인프라도 취약
계열사를 분리하기도 힘들지만 합치기도 어렵다. 합병이나 영업양수도에 반대하는 소액주주의 주식을 되사주도록 한 주식매수청구권 때문이다. 지배구조 재편에 조(兆)단위 자금이 들기도 한다. 2007년 LG그룹이 통신계열사를 합병하는 데 1조원, 2008년 KB금융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데는 2조4200억원이 들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고도 장내에서 얼마든지 주식을 팔 수 있는 상장법인에 굳이 이런 제도를 강요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 미국은 38개주(州)가 상장법인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상곤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기업이 구조조정에 나서는 시기는 대체로 주가가 하락하는 때여서 행사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주가가 떨어지면 합병에 찬성하는 주주들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어 결과적으로 사업재편이 무산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2012년 롯데케미칼-KP케미칼 합병, 2014년 삼성엔지니어링-삼성중공업 합병이 무산된 배경이다.
종류주총도 기업이 자발적인 구조조정에 엄두를 못 내도록 하는 제도로 꼽힌다. 종류주총이란 우선주 보통주 상환우선주 등 여러 종류의 주식을 발행한 기업이 기업분할 등 사업을 재편할 때 보통주뿐 아니라 우선주 주주, 상환우선주 주주 등 주식별로 주주총회를 따로 열어 모두 승인받아야 하는 제도다.
하지만 보통주만 보유하는 게 일반적인 대주주에는 족쇄로 작용하는 사례가 많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 등은 기업이 보통주 의결권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편으로 활용돼왔다”며 “대주주가 지분을 갖고 있지 않은 종류주식 주총에서 이겨야 안건이 통과되도록 한 제도는 사실상 사업재편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푸념했다.
■ 적격분할
기업이 전략적인 목적으로 사업조직을 분할할 때 과세를 늦춰주는 제도. 하지만 법조문이 ‘분리하여 사업이 가능한 사업부문을 분할하는 경우’라는 식으로 애매해 과세당국과 기업의 갈등이 빈발하고 있다.
"오랜만에 약속이 있어서 나왔다가 충격받았어요. 정말 심각해요."수년 만에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을 찾은 천모씨(35)는 황폐하다시피 변한 가로수길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너무 북적한 것보다는 나은 것 같다"면서도 "이러다 단골로 가던 곳도 사라질까 봐 걱정이 된다"고 전했다.원조 '힙플레이스' 가로수길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옷 가게와 음식점들은 대부분 사라지고, 애플스토어 주변에만 사람들이 오갈 뿐이다. ◇ 유동인구·업체 생존율 '뚝'15일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로수길의 1ha당 유동인구는 8만861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가 빠졌다. 현재 가로수길의 유동인구는 4분기째 감소세다.가로수길 상권의 상황을 살필 수 있는 지표들도 모두 악화하고 있다. 새로 생긴 업체들의 3년 생존율을 나타내는 '신생기업 생존율'도 내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폐업 건수 자체로는 분기별 40~50곳이 발생하고 있는데, "더 폐업할 곳도 이제는 없다"는 곡소리가 나온다.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로수길 상권의 공실률은 41.2%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 주요 상권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 한 곳만 빼고 '텅텅'지난 10일 한경닷컴이 신사역에서 출발해 가로수길을 가운데로 두고 오른쪽 도보를 걷다 보니 대부분 상가가 텅 빈 것을 확인했다. 그나마 애플스토어로 가는 길인 왼쪽 도보는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았지만, 애플스토어를 빼면 인적이 드물었다. 애플스토어 관계자는 "주말에는 아침에 오픈을 대기하는 손님 5~6명 정도는
편의점 GS25가 출시한 '바삭 김밥'이 출시와 동시에 돌풍을 일으켰다. 바삭 김밥은 4년 만에 다시 출시된 제품으로, 고물가에 따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트렌드를 잘 읽어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15일 GS리테일 등에 따르면 GS25가 지난달 18일 출시한 '바삭날치알참치마요김밥'은 3주 만에 누적 판매량 50만 개를 기록했다. 바삭날치알침치마요김밥은 2021년 단종 이후 크기와 토핑을 업그레이드해 재출시된 제품이다. 이 상품은 현재 김밥 카테고리에서 매출 2위를 기록하며 90% 이상의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는 중이다. 일부 점포에서는 조기 완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GS25가 2009년 처음 출시한 바삭 김밥은 얇고 길쭉한 형태와 자르지 않고 손으로 잡아서 먹는 상품이다. 먹기 편리하면서도 1800원의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른 서울 기준 김밥 가격이 3538원인 것에 비하면 약 반값인 셈이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GS25는 이달 18일에 '바삭치즈불닭김밥', 다음 달에는 '바삭스팸계란김밥'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편의점 업계는 바삭 김밥과 같이, 저렴하면서도 실속 있는 상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고물가 현상이 길어지면서 가성비를 추구하는 트렌드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24는 소포장 베이커리를 강화하고 있다. CU는 연간 1억5000만개 이상 판매되는 대표 편의점 음료인 '델라페'의 가격을 200원 인하했다.문지원 GS25 FF팀 상품 기획자는 "바삭날치알참치마요김밥의 성공은 고객의 취향과 수요를 정확히 읽어 낸 결과"라며 "GS25가 앞으로도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다양
일본 뷰티 e커머스 1위 업체 큐텐재팬이 글로벌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1위 코스맥스와 손잡고 기업가치 1조원 규모의 ‘K뷰티 유니콘 육성’에 나선다. 향후 3년 내 기업가치가 1000억엔(약 9800억원), 100억엔(약 980억원)인 브랜드를 각각 20개, 100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총 120개 브랜드를 3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미국 아마존, 중국 알리익스프레스도 국내 뷰티 브랜드에 ‘러브콜’을 보내는 등 K뷰티를 둘러싼 글로벌 e커머스의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兆 브랜드 충분히 가능”구자현 이베이재팬 대표는 14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2025 큐텐재팬 K뷰티 메가콘퍼런스’에서 “최근 K뷰티 성장세와 기업 인수합병(M&A) 규모 등을 감안하면 1조원 가치의 브랜드가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계획을 공개했다. 이베이재팬이 운영하는 플랫폼 큐텐재팬은 회원이 2500만 명에 달한다. 세계 3위 뷰티 시장인 일본에서 라쿠텐(17%), 아마존(6%) 등을 누르고 온라인 뷰티 구매 점유율 1위(25%·2023년 기준)를 차지했다.이베이재팬은 ‘K뷰티 유니콘’을 키우기 위한 매출 규모별 맞춤형 지원책을 공개했다. 첫해인 올해 500개 브랜드 중 유망한 200개를 선정해 1년간 단계별로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상품기획자(MD)가 1 대 1로 코칭해주고, 회당 거래액(GMV)이 5000억원에 달하는 큐텐재팬의 메인 행사 ‘메가와리’에서도 이들 브랜드를 별도 카테고리로 관리할 예정이다. 단순히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것을 넘어 직접 메가브랜드로 키우는 ‘길잡이’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