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ROE 10~15% 목표…경영권 확보 가능한 M&A만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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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메리츠종금증권
인터뷰 /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
증권사 핵심 경쟁력은 사람
상명하복식 '군대문화' 없애고 파격적 성과보상 시스템 도입
인재 중심의 조직문화 만들어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
유상증자로 늘어난 자금, 초대형 거점 점포 육성에 투입
인터뷰 /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
증권사 핵심 경쟁력은 사람
상명하복식 '군대문화' 없애고 파격적 성과보상 시스템 도입
인재 중심의 조직문화 만들어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
유상증자로 늘어난 자금, 초대형 거점 점포 육성에 투입
최 사장이 던진 ‘승부수’는 성과가 좋았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3년 연속 업계 1위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달성하는 등 수익성이 가장 높은 증권사로 자리 잡았다. 덕분에 최 사장 취임 당시 3300억원대에 머물렀던 이 증권사의 시가총액은 1조8000억원대로 급증했다. 오는 7일 유상증자 물량이 추가로 상장되면 시가총액은 약 2조4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업계 5위권까지 성장하는 것이다. 증권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최 사장을 서울 여의도 메리츠종금증권 본사에서 만났다.
▷대표이사 취임 6주년을 맞았습니다. 어떤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지요.
“증권회사의 핵심 경쟁력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국내 증권업계에는 개개인의 능력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군대와 같은 상명하복식 조직문화가 만연해 있었습니다. 취임한 뒤 이런 문화를 타파하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임직원이 마치 법무법인이나 회계법인의 파트너처럼 책임감을 갖고 자율적으로 일해야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죠. 그동안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수년간 꾸준히 인사와 성과보상 제도를 정비해 이제는 ‘인재 중심’의 사내문화가 형성됐다고 자부합니다.”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개인고객(리테일)과 기업금융, 트레이딩(주식 및 채권, 파생상품 등의 매매) 등 모든 사업부문에서 임직원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준 덕입니다. 리스크 관리도 철저하게 해 투자 손실을 최소화했습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부실채권(NPL) 등 차별화된 수익 기반을 마련한 덕분에 순이익이 꾸준히 늘었습니다. 올 상반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주요 경쟁사 대비 2~3배 높았습니다.”
▷이런 실적 급성장을 뒷받침한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앞서 말한 대로 임직원 스스로가 ‘주체’가 돼 일을 하는 문화가 정착된 것이라고 봅니다. 임직원이 주주나 파트너라는 맘을 갖고 일하니 이들을 관리감독하는 경영진의 역할도 급격히 줄었습니다. 직원들에게 일일이 지시할 필요가 없어져서죠. 경영진은 직원들이 도전정신을 갖고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높은 성과를 내는 비결은 여기에 있습니다. 성과에 대한 보상제도는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직장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만큼 보상하고 있습니다.”
▷아이엠투자증권과 합병했습니다. 추가 M&A 계획이 있습니까.
“국내 증권업계는 추가적인 M&A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작은 시장에서 비슷한 성격의 증권사 20여곳이 전국 영업망을 구축해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습니다. 증권업은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업종입니다. 이 때문에 아이엠투자증권에 이어 추가적인 M&A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다만 가격이 적절하고 M&A 이후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고 판단해야만 인수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KDB대우증권이나 우리은행의 소수 지분을 인수하는 데 관심이 있나요.
“우리은행 소수 지분을 인수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M&A만 고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우증권은 매력적인 회사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다만 메리츠종금증권이 인수하기엔 다소 큰 조직이라는 생각입니다. 인수자금이 조 단위를 웃돌기 때문입니다. 자금 조달 측면에서 버거운 점이 있습니다.”
▷최근 414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습니다. 증자자금은 어디에 활용할 계획입니까.
“메리츠종금증권에 강점이 있는 기업금융과 트레이딩 부문을 비롯해 초대형 거점 점포 육성 전략에 재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계획입니다. 자본 여력을 충분히 확충했기 때문에 더 큰 딜을 많이 다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투자은행(IB) 사업을 확장 중입니다. 인력 확충과 조직 개편도 진행합니까.
“공개채용 방식으로 대규모 인력을 뽑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M&A를 통해 인력을 흡수하는 방법을 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이엠투자증권을 합병한 이후 메리츠종금증권의 영업인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새로 들어온 직원들이 조직에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잘 융화할 수 있도록 사내 분위기를 조성할 예정입니다. 대대적인 조직 개편 작업은 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에서 오래 근무했습니다. 글로벌 IB 가운데 ‘롤 모델’이 있다면.
“특별히 없습니다. 국내 증권사 입장에선 자산 규모가 수십배 큰 글로벌 IB와 단순 비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글로벌 IB에서 배울 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신속한 의사결정 시스템과 사업별 전문성 등이 대표적인 예죠.”
▷향후 실적 전망과 사업 목표는 무엇인가요.
“매년 연 10~15%의 ROE를 거두는 것을 실적 목표로 세우고 있습니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하는 만큼 앞으로 ROE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늘어난 자본금을 통해 사업 규모를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입니다. 다양한 수익모델을 찾아 실적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계획대로 되면 ROE를 10% 이상으로 유지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고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증권사로 성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오동혁/김익환 기자 otto8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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