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가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에게 금융개혁과 관련한 개선 사항을 건의할 수 있는 채널이 생긴다. 그간 금융사의 목소리를 주로 들었던 금융당국 현장점검반은 앞으로 중소기업과 금융소비자 등 금융이용자의 의견을 수렴해 금융개혁 과제를 발굴하기로 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31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금융회사 실무자, 금융협회 관계자와 간담회를 열고 향후 금융사 현장점검반 운영방향을 제시했다.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개혁 과제에 반영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현장점검 과정에서 중요도가 높고 반드시 개선해 주기를 원하는 과제들은 현장점검반이 따로 정리해 금융위원장에 직보하는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그간 주요 현장 개혁 안건은 금융위 사무처장 주재 회의를 거쳐 해당 실무과에서 회답 등을 내보냈다. 이를 위해 현장점검반은 금융사에 ‘블루시트’라 불리는 제출 양식을 나눠주고, 각자 중요도를 판단해 금융당국 수장에게 직보할 안건을 따로 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더 듣기 위해 중소기업과 금융소비자 뿐만 아니라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 유관기관들의 견해도 청취하기로 했다. 좀 더 폭넓게 의견을 수렴해 사각지대를 없애자는 취지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금융개혁 현황을 쉽게 전달할 목적으로 2010~2015년 법령해석 사례 총 1423건을 금융규제민원포털에 일괄등재해 금융회사, 금융이용자 누구나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위와 금감원 합동으로 4월2일 출범한 현장점검반은 7월말까지 16주간 197개 금융사를 방문해 2400건 가량의 건의사항을 받았다. 12주차까지 접수된 회신 대상 1436건 중 662건을 받아들였다. 46%의 수용률이다. 임 위원장은 ”현장 점검을 상시화해 금융개혁 체감도를 높이고 금융회사의 보신주의도 타파할 것”이라며 “현장 점검의 대상과 방식을 다양화하고 법령해석이나 비조치의견서를 전파하는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