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내 증시가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 지연 가능성에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리인상이 늦어지면 그만큼 주식 시장에 투입된 자금이 회수되는 속도를 늦출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증시의 추세적 상승을 위해서는 기존 예상대로 9월에 금리인상이 단행되는 것이 낫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이 9월 금리인상 단행을 기다리는 이유는 신흥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태도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개인과 기관의 '사자'로 1%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외국인은 16거래일 연속 '팔자'로 일관하고 있다. 순매도 행진을 시작한 지난 5일부터 현재까지의 매도 규모는 약 4조원에 달하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는 대부분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를 통해 이뤄졌다. 특정 종목이 아니라 한국 주식 전체를 팔았다는 의미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가격 매력이 있는 가운데 미국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 이슈로 코스피지수의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2000선 위로 오르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외국인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신흥국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을 비워두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외국인의 한국 주식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9월 금리인상이 지연되면 단기 안도 랠리에는 긍정적이겠지만, 중기적으로는 좋지 않을 수 있다"며 "미국 중앙은행의 연내 금리인상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12월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다시 불안감이 증폭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9월에 소폭의 금리인상이 단행되고, FOMC가 경기 상황에 따라 금리인상을 온건하게 진행하겠다는 확실한 신호를 주는 것이란 판단이다.

전날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현재 나의 관점에서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통화정책 정상화 시작 결정이 몇주 전에 비해 주의를 끌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세계 경제 상황이 미국 경제 성장의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는 상태"라고 발언했다.

또 블룸버그 조사 기준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8월 초 54% 수준에서 현재 26% 수준까지 하락하는 등 금리인상 시점 지연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