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포격도발 이후 처음으로, 그리고 오는 10월16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이 이달 말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외교장관회담을 한다.

외교부는 26일 "윤병세 장관이 30∼31일 앵커리지에서 미국 주도로 열리는 북극 외교장관회의(GLACIER) 참석 계기에 케리 장관과 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과 케리 장관 간 회담은 지난 2월 독일 뮌헨 안보회의, 5월 케리 장관의 방한 계기 등에 이어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이번 한미 외교장관회담은 10월 한미 정상회담 준비와 최근 북한의 포격도발 이후 한반도 정세, 하반기 글로벌 외교일정 등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10월 한미정상회담 의제 사전 조율과 하반기 주요 외교일정, 글로벌 이슈 및 양국의 공동 관심 사안 협조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이번 회담에 대해 "하반기 우리 외교의 전략적 로드맵 추진을 위한 기본 토대로서 한미 공조를 한층 더 강화한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반도, 동북아 정세의 선순환 흐름을 유도한다는 차원에서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하반기 주요 외교일정으로 ▲박 대통령의 방중(9월3일 전승절 계기) ▲9월말 미중 정상회담 ▲연내 한중일 정상회담 ▲10월 박 대통령의 방미 ▲11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및 EAS(동아시아정상회의) 등을 구체적으로 들었다.

한미 정상회담 등을 통한 공고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올해 하반기 대중, 대일, 남북관계 등에서 우리 외교를 주도적으로 펼쳐 나가겠다는 의미다.

이 당국자는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의 중추로서 북핵 및 북한의 위협과 도발에 따른 대응,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한중관계 발전, 일본의 올바른 과거사 인식 유도 및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 등을 추진하기 위한 기본토대"라면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미동맹을 유난히 강조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다음 달 3일 중국 항일승전 기념행사 참석 결정을 계기로 일각에서 제기하는 한미동맹 약화 우려 시각 등을 염두에 둔 의식적인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이번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는 박 대통령의 중국 항일승전 기념식 참석에 대한 우리 정부의 설명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담에서는 최근 북한의 도발 이후 조성된 남북간 대화분위기 등 앞으로 남북관계 변화 가능성, 이를 계기로 북핵 등과 관련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공조 방안, 10월10일 노동당 창건일 계기 인공위성을 가장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가능성 등 북한 정세 등도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 외교장관은 남북 고위급 접촉 타결 이후 남북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가운데 향후 대북정책 기조에 대해 긴밀히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아베 담화) 이후 한일관계 움직임과 전망, 한중일 정상회담의 연내 개최 등에 대한 한미 간의 의견 교환도 예상된다.

윤 장관은 북극 외교장관회의 참석에 앞서 29일 미국 시애틀을 방문해 미국 지역 총영사회의에 참석해 대미 공공외교 강화, 재미교포 사회의 권익 및 안전 증진 등을 강조할 예정이다.

또 북극 외교장관회의 참석 이후 31일 귀로에 미국 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를 방문, 호놀룰루에서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등 미군 고위관계자들과 만찬 협의를 하고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정부 당국자는 하와이 방문과 관련해 "한반도 평화안정 수호를 위한 미국의 대(對)한반도 등 아태지역 군사안보 전략에 대해 협의하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번 미국 방문을 위해 29일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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