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26일 오후 4시12분

포털 네이트닷컴을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가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IHQ에 팔린다.

IHQ는 SK컴즈의 지분 64.5%를 보유한 SK플래닛으로부터 주식 2214만8040주를 1705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26일 공시했다. IHQ는 SK컴즈의 지분 51%를 소유하게 된다. IHQ 관계자는 “온라인사업을 위한 투자와 내부 사업과의 시너지를 위해 SK컴즈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SK컴즈의 모회사인 SK플래닛은 SK컴즈 지분을 매각하는 대신 IHQ의 지분 28.5%를 확보해 이 회사의 2대주주가 된다.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SK C&C와 SK(주)를 합병한 SK그룹이 추가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마켓인사이트] 'NATE' SK컴즈, IHQ에 팔린다
○IHQ, 미디어사업 확대

국내 최대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IHQ는 SK컴즈 인수로 포털 네이트닷컴을 통해 온라인 분야로 영역을 넓히게 됐다. IHQ 관계자는 “미디어 자회사들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그룹은 SK컴즈 매각으로 공정거래법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SK그룹 지주회사인 SK(주)의 손자회사 SK플래닛(SK(주)→SK텔레콤→SK플래닛→SK컴즈)은 증손회사인 SK컴즈의 지분 전량을 보유해야 했다. 기한은 다음달까지다. 법에 따라 SK플래닛은 SK컴즈 주식 64.5%를 매각하거나 100% 전량을 확보해야 하지만 상장사의 특성상 지분 매입이 쉽지 않아 매각을 추진했다. SK플래닛 모회사인 SK텔레콤은 그동안 사업영역이 중복되는 SK플래닛과 SK컴즈의 사업을 교통정리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SK 중복사업 등 정리

SK텔레콤은 SK플래닛과 SK컴즈의 실적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사업재편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왔다. SK플래닛의 지난해 순이익은 16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이상 급감했고,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도 2년 연속 1% 수준에 그쳤다.

한때 ‘싸이월드 신화’로 승승장구하기도 했던 SK컴즈는 2011년 일어난 싸이월드·네이트 회원정보 유출 사고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2년 46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적자가 이어졌다. 한때 1400명에 달했던 직원 수는 2012년과 2013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300여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한편 IHQ의 SK컴즈 인수는 MBK파트너스의 씨앤앰 매각 작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씨앤앰은 자회사인 CU미디어가 올초 IHQ와 합병하면서 이 회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씨앤앰이 팔리면 IHQ, SK컴즈까지 동반 매각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 플랫폼인 씨앤앰의 단독 매각에 한계를 느낀 MBK파트너스가 콘텐츠를 결합해 시너지를 높이려는 취지에서 SK컴즈를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경봉/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