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옆 옛 미국대사관 숙소 부지
경복궁 옆 옛 미국대사관 숙소 부지
대한항공 소유인 경복궁 옆 옛 미국대사관 숙소 부지에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센터가 들어선다. 서울 방이동 올림픽체조경기장은 1만5000석 규모의 아레나형 K팝 공연장으로 거듭난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정 2기, 문화융성의 방향과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박근혜 정부 국정기조인 ‘문화융성’의 주요 기반이 되는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은 서울 송현동 전통문화 체험시설 건립과 올림픽체조경기장 리모델링으로 날개를 달게 됐다.

호텔 대신 문화체험관광 랜드마크

대한항공이 7성급 호텔 추진했던 이곳, 체험형 '문화창조융합벨트' 들어선다
국정 2기 문화융성의 큰 방향은 △문화창조융합벨트의 산업화 △전통문화의 재발견과 새로운 가치 창출 △생활 속 문화 확산 △문화한류 확대와 문화영토 확장이다.

한진그룹이 문체부와 함께 송현동 일대 3만6000㎡에 조성하는 복합문화센터 ‘K-익스피리언스(Experience)’는 지하 3층, 지상 4~5층 규모로 지어진다. 1차 완공시기는 2017년이다. 대한항공은 당초 여기에 7성급 호텔 건립을 추진했으나 야당 등의 반대에 부딪혀 복합문화센터 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숙박시설은 문화센터 건립 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호텔 건립 계획은 사실상 접었다”고 말했다.

올림픽체조경기장은 1만5000석 규모의 대형 아레나 공연장으로 리모델링해 한류 음악 콘텐츠의 거점으로 키운다. 아레나 공연장은 철골구조 지붕과 가변형 무대, 확충된 음향·조명시설 등을 갖출 예정이다. 내년에 설계작업을 끝내고 2017년 완공하는 게 목표다.

경기 고양시에는 한류 콘텐츠를 모티브로 한 문화창조융합벨트 거점인 ‘K-컬처밸리’를 조성한다. 한류 기반 체험형 콘텐츠 파크, 융복합 공연장 등을 마련한다. 엔터테인먼트 시설과 쇼핑공간, 호텔과 연계한 복합 상업시설도 내년 2월 착공해 2017년 완공할 계획이다. 송현동 복합문화센터는 이와 연계한 도심형 K-컬처밸리로, 문화체험관광의 새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복합문화센터와 관련해 문체부와 서울시의 마찰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이날 문체부와 대한항공이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를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계획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송현동 부지는 서울시장이 인허가권을 가진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묶여 있고, ‘북촌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구역 지정을 변경하려면 종로구의 승인과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문화콘텐츠 140개 기업 지원

오는 11월에는 서울 청계천로의 옛 한국관광공사 건물에 문화창조벤처단지를 개관해 문화콘텐츠 분야 140개 기업을 지원한다. 벤처기업 40개, 이보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100여개를 공개모집해 입주 땐 기본 2년, 최대 4년간 임대료를 100% 면제해주고 관리비를 50% 지원한다. 법률자문, 투자·해외진출 지원 등 원스톱 지원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해외 블록버스터, 드라마 등의 국내 촬영을 유도해 해외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외국 영상물을 국내에서 촬영하면 제작비(인건비) 일부에 대해 법인세 등을 감면해주는 제도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손잡고 영상 콘텐츠의 기획 단계부터 작품 선정과 촬영 지원을 협력하기로 했다.

김보영/강경민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