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는 유럽을 중심으로 협동조합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스페인 ‘몬드라곤’은 세계 최대 노동자 협동조합이다. 사회적 경제의 상징으로 꼽히기도 한다. 스페인 바스크지역을 기반으로 한 몬드라곤은 257개 기업과 조합에서 7만4000여명의 조합원이 일하는 연합체다. 2013년 기준 총자산 약 40조원에 이른다. 스페인 기업 순위로 보면 7위에 해당한다. 몬드라곤이 기업체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1956년이다. 석유난로 생산직원 협동조합인 ‘울고’에서 출발했다. 제조를 시작으로 은행, 경영 컨설팅, 교육, 사회보장 시스템, 유통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몬드라곤은 자금력이 부족한 직원협동조합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노동인민금고’를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이를 통해 외부에서 자금조달을 하지 않고 그룹 내에서만 투자가 이뤄진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기술연구소 ‘이켈란’과 교육기관인 ‘몬드라곤 대학’ 등도 두고 있다. 몬드라곤은 정부 지원을 받지 않고 스스로 성장한 협동조합의 대명사가 됐다.

이탈리아에는 트렌토지역에 ‘트렌토협동조합 연맹’이 있다. 이 연맹에는 500개가 넘는 협동조합이 가입돼 있다. 조합원 수는 28만여명이다. 30억유로가 넘는 적립금을 쌓아놓고 있을 정도로 탄탄하다. 이 덕분에 트렌토지역은 이탈리아 평균보다 실업률이 5%포인트 이상 낮고 1인당 국민소득이 8000유로 이상 높다.

이 연맹은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협동조합의 역량 강화를 강조한다. 거래할 때도 협동조합 간 거래를 중시하기보다 계약 조건을 본다. 이 때문에 연맹은 생산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기술지원을 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볼로냐지역에선 양질의 보육시설을 제공하는 프로그램 ‘카라박 프로젝트’가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04년 볼로냐시의 유치원 설립 입찰에 5개 협동조합으로 구성된 협동조합 컨소시엄이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카라박 프로젝트는 2011년 기준 11개 보육시설을 운영 중이다. 카라박 프로젝트를 통해 정부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유치원 설립을 수월하게 했고 조합원들은 양질의 양육 서비스를 받는 한편 일자리까지 늘렸다.

캐나다 퀘벡주는 협동조합의 천국으로 불린다. 2013년 기준 3300개 협동조합 및 상호조합이 있고, 약 880만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다. 퀘벡주는 1980년대 경제위기 때 협동조합과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맺었다. 협동조합 컨설팅 기관을 세우고 자금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퀘벡투자금융’을 통해 협동조합에 대한 투자도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