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3만원대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가격에 민감한 인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구글이 저가 스마트폰 프로젝트 ‘안드로이드 원’을 통해 인도시장에 31~47달러(약 3만6000~5만5000원)의 스마트폰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안드로이드 원은 개발도상국 이용자를 위해 100달러 미만의 스마트폰을 개발·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제조사가 값싸고 성능 좋은 제품을 생산하도록 구글이 지원하는 방식이다. 구글은 작년 6월 구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안드로이드 원을 발표했다. 이후 인도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네팔 필리핀 스리랑카 터키 등에서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인도에선 작년 9월부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소비자는 물론 제조사도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프로젝트가 순조롭지 않자 가격을 100달러 미만에서 50달러 미만으로 확 낮춘 것이다.

구글은 스마트폰을 처음 이용하는 인도 이용자를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생태계로 끌어들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 모바일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인도 인터넷 이용자 수는 2017년까지 5억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삼성전자 애플 페이스북 트위터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인도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국가별로 집계하면 인도 페이스북, 트위터 이용자 규모는 각각 세계에서 두 번째, 세 번째로 크다.

그러나 인도에는 아직 통신망 등이 제대로 깔려 있지 않다. 구글이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구글의 주요 수익원인 유튜브 구글맵 등에 붙는 온라인 광고가 제대로 구동되지 않는다. 온라인 광고시장 규모도 작다. 구글은 이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소규모 사업자들에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지에 맞는 콘텐츠 개발 등에 나서기로 했다.

라잔 아난단 구글 인도·동남아 사업 총괄은 “인도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라며 “약 10억명의 인도 인구를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데 10년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