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5일(현지시간) 인터넷을 통해 배포한 동영상에서 이집트에 수용된 모든 무슬림 여성을 48시간 내에 석방하지 않으면 크로아티아 인질 1명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집트 정부에 보내는 메시지'라는 제목의 동영상엔 자신을 토미슬라프 살로페크(30)라고 밝힌 남성이 연갈색 죄수복을 입은 채 무릎을 꿇고 있고, 복면에 흉기를 든 무장대원이 뒤에 선 모습이 담겼다.

이날은 공교롭게 이집트 정부가 야심차게 완성한 제2 수에즈 운하 개통식이 열리기 하루 전이다.

이집트 정부는 이 행사에 세계 각국의 고위 인사를 초청하는 등 국가적인 축제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동영상 속 이 인질은 "이집트 당국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내가 죽게된다"고 호소했다.

1분15초 분량의 이 동영상은 IS의 이집트 지부를 자처하는 무장조직 '시나이 지방'(시나 윌라야트)에서 제작해 배포했다.

살로페크는 외국인이 주로 사는 카이로 마디 지역에 있는 프랑스 에너지 회사 CGG의 직원으로 지난달 22일 차를 타고 출근하던 길에 괴한에 납치돼 행방불명됐다.

앞서 크로아티아 외무부는 지난달 이집트 카이로에서 자국민 1명이 납치됐다고 밝혔다.

시 나 윌라야트는 2013년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압델 파타 엘시시 정권에 대항해 시나이 반도에서 이집트 군경을 주로 공격하던 무장단체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ABM)가 지난해 11월 IS에 충성을 맹세하면서 이름을 바꾼 조직이다.

이를 고려하면 이들이 동영상에서 석방을 요구한 '무슬림 여성들'은 이집트에서 반정부 활동을 하다 실형을 받은 수용자일 가능성이 있다.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