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후보들 똑똑…나쁜 아이디어 꽤 좋은 것처럼 잘 포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선 모양새다.

오바마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민주당 전국위원회 앞으로 서한을 보내 민주당 내부의 경쟁을 잠시 접어두고 오는 6일 오하이오 주(州) 클리블랜드에서 열릴 공화당 후보들 간의 첫 TV 토론을 잘 지켜볼 것을 공개로 주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구체적인 후보 이름은 지명하지 않은 채 "TV를 켜고 공화당 후보들이 과연 어떤 얘기를 하는지 잘 들어야 한다"면서 "우리가 그동안 국가를 바람직한 미래로 끌고나가기 위해 취했던 모든 정책을 거꾸로 되돌리려는 공화당 후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공화당 후보들은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을 철폐하려고 하고, 기후변화의 원인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민개혁이나 동성결혼에 반대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원들이 공화당의 그런 구상에 제대로 반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화당 후보들이 비록 나쁜 아이디어(공약)를 갖고 있지만, 그들은 여전히 똑똑한 정치인들"이라면서 "그들은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꽤 좋은 것처럼 들리도록 포장할 줄 안다"고 지적했다.

미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서한에 대해 '공개적인 대선지원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경선 국면에서 당내 특정 주자에 대한 공개 지지 선언 등은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참모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특정인을 지지하지 않고, 대신 민주당 전국위 기금모금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석하는 방식으로 당을 간접 지원하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고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이 전했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독주체제를 형성한 가운데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과 짐 웹 전 버지니아 상원의원, 마틴 오맬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 링컨 채피 전 로드아일랜드 주지사 등이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조 바이든 부통령 역시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