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자체 개발한 제강기술인 ‘파이넥스 공법’의 두 번째 수출을 앞두고 있다. 인도 철강회사 메스코는 포항제철소의 파이넥스 설비 1기를 이르면 연내 수입할 예정이다. 양사는 지난 3월 합의각서(MOA)를 체결한 데 이어 조만간 본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인도 사랑은 유별나다. 올해 첫 출장지로 인도 냉연공장 준공식을 택한 것,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올해에만 두 차례 면담한 것도 인도를 해외 1순위 전략 지역으로 꼽았기 때문이다.

권 회장은 그러나 최근 인도 투자에 대해 방향을 조금 바꿨다. 올 들어 인도 투자에 대해 질문을 받을 때마다 그는 “서쪽에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지난 5월 방한 중인 모디 총리와 면담한 후 “인도 내 서쪽 사업에 대해 주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지난 15일 2분기 실적 발표 및 기업설명회(IR) 자리에서도 “인도 사업은 동쪽보다 서쪽으로 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10년 전부터 인도 동쪽에 집중적으로 공을 들였다. 오디샤주에 120억달러(약 13조원) 규모의 제철소 건설을 추진한 게 대표적이다. 포스코는 2005년 6억t의 철광석 채굴권을 받는 조건으로 연간 12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립하기로 인도 연방정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인도 사상 최대 외국인 투자 사업이었다. 하지만 토지 매입 단계부터 지역 주민 및 환경단체와의 마찰, 각종 규제에 걸려 10년 넘게 착공조차 못했다. 권 회장은 “속도가 나지 않는 오디샤 제철소 등 (쇳물을 뽑아내는) 상공정은 인도 정부에서 조건을 더 제시하지 않는 이상 당분간 추진하지 않겠다”고 했다.

포스코가 인도 서쪽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은 쇳물 생산보다는 자동차·가전용 용융아연도금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다루는 하공정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포스코는 서쪽 지역에 집중해 인도를 차세대 자동차 강판 생산기지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포스코는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 올 1월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는 내연공장을 준공했고, 내년에는 가공 법인을 세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