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9회말 투아웃' SK하이닉스·LGD…증권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올 들어 22.3% 떨어졌다. LG디스플레이도 34.32%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0일, LG디스플레이는 31일 ‘1년 신저가’를 각각 기록했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과 PC, TV 등 전방산업 부진 우려가 발목을 잡았다. 양사는 지난 2분기 시장 추정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놓았다. 올해는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실적과 반대로 가는 주가

이날 LG디스플레이는 2.64% 내린 2만2100원에 장을 마쳤다. 6월 초 2만원대로 내려앉은 이후 줄곧 하락세다. 지난 23일 전년 동기 대비 199% 증가한 2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한 뒤에도 5.15% 빠졌다. 이 회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9배에 불과하다. PBR이 1배도 안 된다는 것은 기업의 자산을 모두 청산한 것보다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현 PBR은 LG디스플레이가 적자에서 허우적거리던 2011년 4분기(0.62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조509억원이다. 예상대로라면 사상 최대 규모다. 김영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원가 절감 노력으로 기대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고 있다”며 “하지만 TV용 패널가격 하락과 태블릿 등 IT(정보기술)제품 수요 둔화가 주가 상승을 막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전날에 최근 1년 내 신저가(3만4500원)를 찍은 SK하이닉스는 이날 모처럼 반등했다. 7.54% 오른 3만71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5조109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SK하이닉스 역시 시장에서는 올해 이를 뛰어넘는 실적(5조8097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중국 업체들의 D램 시장 진출 우려와 PC용 D램 업황 부진으로 상승 탄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기술력으로 주가 떠받칠까

주가가 완연한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낮추지 않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증권사 19곳 중 15곳, LG디스플레이는 17곳 중 13곳이 2분기 실적 발표 후에도 기존 목표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견조한 실적 외에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과 차별화된 기술력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양사는 2010년 이후 처음 배당금을 지급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실적 발표와 함께 8591억원(2200만주)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밝혔다. 올해 투자 규모도 애초 계획(5조원대 중반)보다 늘어난 6조원대로 늘려 기술 진입장벽을 높일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도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플렉시블(휘어지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1조5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LCD(액정표시장치)에서는 원가 경쟁력, OLED에서는 기술을 갖춰 중국 업체들이 단기간에 따라오긴 힘들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