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객중심, 기업이 받들어야 할 가치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최근 한국에서 한 연설에서 “고객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데서 성공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그들이 성공하고 행복하도록 만든 게 성공비결이었다는 뜻이다. 덧붙여 그는 소비자 데이터와 정보기술(IT)을 결합한 고객 중심적인 신사업의 태동을 전망했다. 이처럼 성공 뒤에는 항상 고객 중심의 경영 철학이 있다. 1981년 개항 이후 360개가 넘는 상을 받은 싱가포르의 창이공항은 모든 시설과 기관을 이용객 위주로 운영한다. ‘공항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시설과 서비스를 맞췄다’는 서비스 정신이 창이공항을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이끈 것이다.

자동차금융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리스에만 적용하던 반납 옵션을 할부 고객에게도 제공하는 ‘잔가 보장 서비스’를 수입차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구매패턴의 변화에 따라, 구매에서 매각까지 자동차 생애 주기에 따른 원스톱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상품이다.

이런 고객 중심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먼저 내부 직원 간의 소통이 중요하다. 소비자를 응대하는 직원들과 먼저 소통해야 한다. 기업 문화 또한 중요하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열린 조직문화여야 비즈니스를 선도해나갈 수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토론하고, 신규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가 중요하다. 직급과 부서를 떠나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아이디어를 쉽게 제안할 수 있는 조직일수록 고객이 원하는 것을 빨리 파악할 수 있다.

또 소비자가 쉽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기업들이 각종 애플리케이션과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 등을 활용하는 이유다. 접근성을 높이는 디지털 툴을 다양하게 갖춰놓으면 소비자는 편리하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고객에게 반응하는 신속한 대응도 필수다. 자동차 판매 시 금융전문가를 배치해 고객이 낯설어할 수 있는 자동차금융을 적극적으로 서비스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비스를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겠다는 자세다. 기대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만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 실적을 올리기 위해 서비스 수준을 낮추면 단기적으로는 눈에 띄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를 떠나게 하는 지름길이다.

아마존 최고경영자 제프 베저스는 열 살 때 할아버지로부터 “똑똑한 것보다 친절한 것이 더 어렵다”는 원칙을 배웠다고 한다. 고객 만족은 당장은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지지만 궁극적으로는 기업에 더 큰 성장을 가져다줄 것이다.

송시찬 <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 서비스 코리아 부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