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고 전신 함평농고 시절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김원기·김영남도 배출
프로골퍼만 100여명 배출…실력·인성 갖춘 골프인재 양성

한국 여자 골프선수 전인지(21.하이트진로)가 세계 최초 한·미·일 메이저대회 석권의 '전인미답' 기록을 세우면서 전 선수의 모교 전남 함평 골프고가 다시 세인의 관심을 끈다.

함평 골프고는 이미 한국 여자 골프의 간판스타인 신지애(27·스리본드)를 배출, 유명세를 치른 바 있다.

전 선수의 이번 쾌거로 함평 골프고가 다시 떴다.

전 선수는 26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제16회 하이트진로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쳐 최종 합계 8언더파 208타로 우승했다.

지난 5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살롱파스컵에 초청 선수로 출전해 우승한 데 이어 지난 13일 역시 초청 선수로 참가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을 제패해 세계 최초로 세 나라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한 것이다.

신지애는 2008년 3개 투어에서 우승한 바 있다.

이처럼 함평 골프고 출신들이 잇따라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르자 함평 골프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함평 골프고는 지난 1929년 개교한 함평 농고가 전신이다.

함평 농고는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인 김원기와 88 서울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인 김영남을 배출하면서 전국적인 체육 명문고로 자리매김했다.

김영남은 한국레슬링협회 상임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김원기씨는 사업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후 지난 2001년 특성화 고교로 지정 고시된 뒤 2002년 함평 골프고등학교로 교명을 바꿨다.

골프고로 전환하고도 세계적 골프 선수들까지 배출되자 호사가들은 학교가 명당자리라는 풍수지리설을 언급하기도 한다.

23명의 골프관리과 신입생을 모집해 출발한 함평 골프고는 기숙사와 연습장이 예산 문제로 차질을 빚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선수와 학교의 노력으로 서서히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골프 스타 신지애를 배출하면서 널리 알려진 함평 골프고는 이후 전인지, 정대진 이미향 등 우수한 선수를 양성하는 골프고의 명문으로 자리잡았다.

장수연, 김희망, 하민송, 김초희 등 함평 골프고를 졸업한 프로골퍼만 100여명에 이르고 지도자도 30여명에 달한다.

3학년에 재학중인 정대진은 지난해 KPGA 프로에 입문했으며 올해 KPGA 프론티어 8회 대회에서 첫 승을 거뒀다.

역사가 짧은 함평 골프고가 주목할만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학교 측의 지원과 학생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미향은 2013년부터 매년 장학금을 기탁하는가 하면 전인지도 작년에 1천만원을 후배들을 위해 학교에 내놓는 등 선배들의 사랑도 지극하다.

지난 6월 특수목적고로 지정된 함평 골프고는 2018년에는 학다리고 부지로 학교를 이설해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골프 교육의 산실로 거듭날 계획이다.

정종만 교장은 2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선배들이 잘 되는 모습을 보고 후배들도 여름방학임에도 땀을 흘리며 훈련에 임하고 있다"며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골프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열과 성의를 다해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평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minu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