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부품·셋톱박스 등 대중(對中)수출 관세 없어진다
이르면 내년 7월부터 TV 카메라 라디오 등에 들어가는 일부 부품과 셋톱박스(TV 수신기기) 등 201개 품목에 대한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정보기술(IT) 제품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 가운데 미국 한국 중국 등 52개 국가들은 2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정보기술협정(ITA) 협상을 통해 201개 IT 제품에 대한 관세를 없애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번 협정은 1996년 체결된 ITA를 확대한 것으로 19년 만에 이뤄진 대규모 관세철폐협정이다. 협상에 참여한 52개국은 한국을 포함해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28개국) 스위스 캐나다 노르웨이 싱가포르 터키 뉴질랜드 태국 필리핀 이스라엘 콜롬비아 등이다. 이번 협정에 WTO 전체 회원국(161개국)이 서명한 것은 아니지만 제품 수출국에 관계없이 모두 무관세를 적용받기 때문에 비서명국도 혜택을 보게 된다.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자기공명영상(MRI)부터 반도체, 비디오 게임기에 이르기까지 최첨단 IT 제품들을 디자인하고 생산·수출하는 근로자와 업계에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번 ITA 회의에선 TV 등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과 MRI 촬영장치 등 의료기기를 포함한 201개 제품이 무관세화 품목에 추가됐다. AP통신은 “이들 품목의 연간 세계 교역량이 1조달러(약 1100조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ITA를 통해 무관세 혜택을 보고 있는 기존 제품은 203개다. 이번 확대 회의를 통해 201개 품목이 추가되면서 수혜 품목은 총 404개로 늘어나게 된다. 김호철 산업통상자원부 세계무역기구과장은 “무관세 혜택을 보게 된 제품에 대한 한국의 수출액(2013년 기준)은 1052억달러이고, 무역흑자는 381억달러에 달한다”며 “이번 합의로 한국의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품목별로는 TV 라디오 카메라 모니터 등에 쓰이는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산업부는 전망했다. 관련 부품의 수출액은 77억6843만달러(2013년 기준), 수입액은 6억7486만달러로 무역흑자는 70억9357만달러를 기록했다.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이들 제품에 대한 관세율은 최고 15%다. 이번 협정으로 이 관세가 사라지면 그만큼 수출가격이 내려가게 된다.

특히 지난 6월 정식 서명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서 관세 인하 대상이 아니었던 ‘양허제외 품목’ 25개도 포함됐다. 이들 품목도 이번 최종 합의로 중국에서 무관세 적용된다. 해당 제품은 TV 카메라 등에 들어가는 일부 부품과 셋톱박스 등이다. 중국의 현재 관세율은 △TV 카메라 부품 35% △셋톱박스 30% △인쇄·복사·팩스 기능을 갖춘 복합기 10% △평판디스플레이 제조기 10%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기 10% 등이다.

무관세 적용 시기는 내년 하반기가 유력하다. 관세철폐 기간은 일반품목은 3년, 민감품목은 5년, 예외적인 경우는 7년 등이다. 우태희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하반기에 확대협상 참가국들이 다시 모여 품목 분류에 대해 논의를 진행한 뒤 12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제10차 WTO 각료회의에서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관세 철폐를 위해서는 각국이 국내 절차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내년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철폐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덧붙였다.

김재후/강동균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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