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 에이스기계 사장(오른쪽)이 시화MTV 공장에서 정해일 반월시화기업성장지원센터장과 포장박스 자동접착기의 성능 향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철 에이스기계 사장(오른쪽)이 시화MTV 공장에서 정해일 반월시화기업성장지원센터장과 포장박스 자동접착기의 성능 향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경기 반월시화산업단지에 있는 에이스기계는 종이상자 포장기계를 제조하는 업체다. 4년 전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던 수출 비중이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20%까지 곤두박질쳤다. 새로운 변화가 절박하던 시기였다. 고심 끝에 2013년 한국산업단지공단 기업성장지원센터의 경영 컨설팅을 받았다. 결과는 금세 나타났다. 컨설팅 당시 114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60억원으로 40% 늘었다. 이 회사는 최근 새로운 공장을 준공해 생산량을 늘렸다.

자동차용 부품에 쓰이는 프레스 금형을 생산하는 대경테크노도 기업성장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았다. 이 회사 곽현근 대표는 재고 및 재무관리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손보고 싶었다. 인근 구미기업성장지원센터의 베테랑 컨설턴트들은 2012년 대경테크노의 문제점을 분석한 뒤 3년간의 로드맵을 수립해줬다. 대경테크노는 2013년 고속 프레스의 생산성 향상 등 관리시스템을 정비했고, 지난해 전사적 자원관리(ERP)를 구축해 생산체계 수준을 높일 수 있었다. 자동검사장비를 대학과 공동 개발해 연간 3370만원을 절약하고 있다.

산단공의 기업성장종합지원 플랫폼을 활용해 성공한 기업이 적지 않다. 산단공은 지난해 기업성장종합지원센터를 열었다. 말 그대로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나아가 기업의 성장까지 종합 지원하는 곳이다. 기업성장종합지원센터는 반월시화를 비롯해 구미, 천안, 창원, 광주, 원주, 판교 등 7곳에 있다. 이들 센터에서는 금융, 인력, 마케팅 등 과거 지원기관별로 산재해 있던 서비스를 통합해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그동안 정보를 알지 못했거나 참여에 대한 막연한 부담 때문에 지원 서비스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업체들을 겨냥했다. 통합창구의 역할과 기업애로 해결 및 개선이 한번에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른바 ‘기업성장 3.0 서비스’다.

산업단지 입주기업과 가까이에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지원 사업의 접근성을 높이고 동반자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라고 산단공 측은 설명했다. 단순히 정보만 주는 게 아니라 센터 직원이 기업의 수요를 파악해 지원사업 구비서류를 작성해준다. 필요시 직접 방문하거나 동행한다. 피드백까지 이뤄지는 이른바 ‘토털케어’다. 기업 주치의 등 컨설팅 전문가를 활용해 기업의 현장 맞춤형 애로를 해결하는 서비스도 지원한다.

산단공측은 “입주기업과 상시 소통할 수 있는 산단공의 장점을 살려서 기업의 도약 단계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센터에서 구축할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유관기관의 사업들을 연계해 지원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