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18번 홀(파4) 버디 퍼팅한 볼이 홀컵을 향해 굴러가다가 홀 앞에서 서 버리자, 제이슨 데이(호주)는 얼굴을 움켜쥐었다.

모자 밑으로 비치는 눈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처럼 충혈됐고, 괴로운 듯 얼굴을 비비며 한동안 서 있었다.

그리고 한참 뒤 홀로 가서 마지막 퍼팅을 하고는 함께 플레이를 했던 조던 스피스(미국)와 악수를 했다.

20일(현지시간) 디오픈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데이는 간발의 차로 우승을 놓치며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이라는 꿈을 다음으로 미뤄야했다.

공동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섰던 그는 1타가 모자라 연장전에 나가지 못했다.

쉽지 않은 거리의 18번 홀 버디 퍼팅이었지만, 이 퍼팅이 들어갔더라면 우승을 바라볼 수 있었다.

결과는 공동 4위. 그가 메이저 대회에서 톱 5에 든 것만 이번이 6번째다.

세계랭킹 9위인 데이는 2006년 미국프로골프(PGA) 무대에 오른 이후 통산 3승을 올렸다.

지독하게 가난한 가정에서 골프를 시작한 그는 타이거 우즈를 보며 골프에 대한 꿈을 키웠고, 호주의 골프 천재라는 말을 들으며 급성장했다.

데이는 특히 큰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2011년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같은 해 US오픈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에도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각각 3위와 2위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US오픈에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끝난 US오픈에서는 공동 9위에 오르긴 했지만, 현기증과 싸우며 3라운드에서는 공동 선두로 올라서기도 했다.

제이슨 데이는 경기 후 "18번 홀에서 생각했던 대로 퍼팅 라인을 읽었고, 퍼팅은 잘됐다"며 "볼을 세게 쳐서 홀컵을 지나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에 평소 하듯이 퍼팅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그린이 빠를 것이라고 잘못 생각해 약하게 퍼팅을 하는 바람에 볼이 홀컵 앞에서 멈춰섰다"고 말했다.

데이는 그러면서 "연장전에 들어가서 첫 우승을 차지할 만큼 플레이는 잘한 것 같았는데…"라고 아쉬워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