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남성들이 많이 걸리는 대장암의 유형이 달라지고 있다. 대장암은 결장암과 직장암으로 나뉘는데, 결장암은 전체 대장(150㎝)의 90%(135㎝)를 차지하는 결장에 생긴 암이고, 직장은 항문 근처에 생긴 암이다. 한국 사람들은 그동안 결장암과 직장암의 발병 비율이 비슷했지만, 최근 결장암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류 많이 먹는 성인 남성, 결장암 주의해야
김남규 연세암병원 외과 교수팀이 1991년부터 2014년까지 이 병원에서 대장암 수술을 받은 1만1479명을 분석한 결과, 결장암과 직장암의 비율이 1991~1995년에 50 대 50에서 2011~2014년에는 62.5 대 37.5로 결장암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이 기간에 결장암은 4.6배로 늘어난 반면 직장암은 2.8배로 증가했다.

김 교수는 “대장암 중에서도 결장암은 육류를 많이 먹는 식습관과 복부비만 등에 특히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직장 업무가 많고 배가 나온 성인 남성일수록 육류 섭취를 줄여야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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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민병소 연세암병원 대장암센터 교수팀은 최근 새로운 맞춤 결장암 수술법을 개발해 국내외 의료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민 교수팀은 2000년부터 2009년 7월까지 773명의 결장암 환자에게 맞춤형 새 결장암 수술법인 ‘변형완전결장간막절제술 및 중심혈관결찰술(mCME)’을 시행한 결과 5년 생존율 84%, 무병 생존율 82.8%로 각각 나타났다고 17일 발표했다.

이는 현재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호헨버거 독일 얼랑겐대 교수의 결장암수술법인 ‘완전결장간막절제술 및 중심혈관결찰술(Original CEM)’의 5년 생존율, 무병 생존율, 재발률 등과 비교할 때 비슷하거나 더 좋은 치료 결과다. 호헨버거 교수의 수술법은 환자의 상태와 무관하게 결장을 많이 절제해야 한다는 단점이 꾸준히 지적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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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교수팀이 개발한 수술법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절제하는 범위가 다르다. 호헨버그 교수의 수술법에 비해 수술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은 환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진일보된 수술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민 교수팀의 수술법은 개복뿐 아니라 복강경이나 로봇수술도 가능하다. 민 교수는 최근 미국 네시빌에서 열린 미국 위장관내시경수술학회(SAGES)에 초청돼 새 결장암 수술법을 발표하기도 했다.

민 교수는 “결장암의 국제적인 표준수술법이 없는 상태에서 우리 수술법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미국 학회에서 초청돼 발표했다는 것은 우리가 개발한 수술법이 결장암 표준수술법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민 교수는 “개복 외에 복강경, 로봇 등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외과 의사들이 따라할 수 있어 표준수술법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